벚꽃이 만개하니 화사함을 말로 형언할 수 없다. 그러나 이렇게 아름다운 봄날 우리를 안타깝게 하는 것은 지난 3월 31일 취수펌프밸브실에서 현장을 확인하던 중 해일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지동훈 동료의 죽음 때문이다. 평소 맡은바 책임에 남달리 투철했던 자랑스러운 동료가 한순간에 싸늘한 시신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 현실에 주위 모든 사람들을 숙연하게 한다.
더구나 한 순간에 가장을 잃은 철모르는 어린 두 아이를 둔 부인의 억장이 무너지는 가슴과, 자식을 가슴에 묻을 수밖에 없는 유족들을 차마 바라볼 수 없다.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불철주야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 지동훈 동지와 같은 투철한 사명감으로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전기의 날”을 맞아 한번 쯤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며, 원자력에 대한 신뢰의 싻을 움트게 한 주인이었던 지동훈 동지의 명복을 빌며, 유족 분들의 가내에 항상 주님의 은총이 충만하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