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한국전기연구원(KERI) - 미래를 선도하는 국내유일 전기전문 연구기관
[기획] 한국전기연구원(KERI) - 미래를 선도하는 국내유일 전기전문 연구기관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21.09.17 10: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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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업계 해외시장 진출, '전력(電力)' 지원한다
전기차 등 글로벌 기구 내 KERI 우수성 입증 및 영향력 강화
'HVDC 시험인프라' 2023년 완공 목표, 차세대 전송기술 인증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 명성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자 우리나라에서 전기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기관이다.
특히 전력기기에 대한 국제공인시험인증기관이기도 하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와 전문인력을 갖추고 있다는 의미이며, 이를바탕으로 전기연구원의 시험성적서가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되게 함으로써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또한 세계 최초러 ‘전기차 글로벌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에 본지는 전기연구원이 시험인증 부문에서 거두고 있는 성과들을 조망해봤다.

한국전기연구원(KERI) 시험인증 설비 전경
한국전기연구원(KERI) 시험인증 설비 전경

세계 최초의 전기차 글로벌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

KERI가 국제전기차충전협의체 ‘차린(CharIN)’으로부터 세계 최초 ‘전기차 글로벌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으로 지정됐다. 차린은 배터리로 구동되는 모든 종류의 전기차 충전시스템의 국제 표준 개발을 촉진하고, 이에 적합한 시험인증 프로그램을 구축하는 국제 민간 기술협의체다.

현재 전기차 급속충전 시장에서는 충전 인프라의 외형적 호환성은 준수되고 있지만, 통신 및 충전 시퀀스 관련 소프트웨어적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 호환성) 문제로 인한 오류가 다수 발생하는 등 사용자들이 적지 않은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향후 전기차 시장이 확대될수록 이같은 상황이 더욱 큰 문제로 대두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전기차-충전기 간 상호 운용성을 사전에 점검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국제공인 시험인증 기관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차린은 3년4개월간의 준비와 자격검증을 거쳐, 최근 대한민국의 KERI와 독일의 데크라(DEKRA)를 세계 최초 ‘전기차 상호운용 적합성 평가기관’으로 공동지정했다.

KERI의 적합성 평가기관 지정 성과는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의미가 대단히 크다. 전기차 완성차 및 충전기 관련 국내 제조업체들이 비싼 운송비와 시험료를 내면서 해외 시험기관에 갈 필요가 없이 KERI에서 시험을 받을 수 있다. 특히 코로나19와 같은 국가 간 이동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국내 시험인증 기관의 존재여부가 기업들의 수출경쟁력을 좌우하는 등 체감효과는 더욱 크다는 설명이다.

KERI 스마트그리드시험실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이 연구원에서 적합성 시험을 받을 경우 전기차 1개 모델 기준 약 1억4000만원(물류비, 시험료, 출장비 등)의 비용 절감, 충전기 제조사는 1개 모델 기준 약 1억원의 비용 절감과 약 2개월의 제작기간 단축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향후 KERI는 ‘전기차 내 인증서를 통한 자동결재 기술(Plug & Charge)’, ‘전력망 연계 충·방전 기술(Vehicle to Grid)’ 등 다양한 전기차 충전 신기술에 대한 현장 이슈의 확보 및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시험인증 범위를 지속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내년에는 아시아를 대표해 차린 및 국내·외 제조사들이 함께 하는 ‘2022 국제 전기차 테스티벌’을 개최하고, 전기차 급속충전 관련 국제표준을 선도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STL 기술그룹 의장’ 배출

KERI 시험운영지원실 김윤성 팀장이 세계단락시험협의체(STL, Short-circuit Testing Liaison) 기술그룹(TG, Task Group) 의장에 선임됐다.

STL은 국제 전력기기 산업계에서 독보적 권위를 가진 시험인증 분야 협의체다. 현재 전 세계에서 12개국만이 정회원으로 가입돼 있으며, 정회원 자격을 가진 기관의 시험성적서는 전 세계 시장에서 통용될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KERI는 2011년 STL 정회원 자격을 획득하고,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의 해외시장 개척을 지원해 오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력기기 시장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가운데 선진국 업체들은 계속해서 기술장벽을 높여가고 있고, 이에 맞춰 국제전기기술위원회(IEC) 등의 국제규격도 꾸준히 개정되고 있다. STL 기술그룹(TG)은 이러한 환경변화에 따른 전력기기 시험인증 방법을 개발하고, 전 세계가 참조하는 가이드를 제정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업체들이 개발한 제품의 수출과 직결되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기술그룹 의장의 역할은 매우 크다.

KERI 연구진이 전기차 상호운용성을 시험하고 있는 모습
KERI 연구진이 전기차 상호운용성을 시험하고 있는 모습

KERI 김윤성 팀장이 맡게 될 기술그룹은 자동 재폐로 차단기(Automatic circuit reclosers) 분야를 담당하는 TG15다. 자동 재폐로 차단기는 배전선로에 고장이 발생하면 전류를 급속으로 일시 차단했다가, 자동으로 회로를 다시 투입하는 장치다. 특히 간혹 일시적 문제가 아닌 영구고장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 경우 선로 구간을 신속하게 분리해 변전소의 설비를 보호하고, 전 구간으로 이어질 수 있는 고장파급을 방지해 준다.

김윤성 팀장은 그동안 STL 기술위원회의 몇 안 되는 비유럽권 멤버로 활동하며 KERI의 기술력을 각인시키기 위해 노력했고, 전문성과 성실성을 인정받았다.

이번 의장 선임에 따라, 그동안 유럽 중심이었던 STL에서 아시아 시험인증기관을 대표한 KERI의 영향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현재 활동 중인 총 15개의 STL TG 그룹 의장직 중 KERI는 김윤성 팀장을 포함해 총 4개의 자리를 확보하게 됐다.

KERI는 한층 강화된 소통창구를 통해 국제표준 제·개정 등에 국내 전력기기 제조사들의 의견을 STL에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이들의 해외시장 진출을 다방면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HVDC 전력기기 국제공인 시험인프라’ 구축

KERI가 차세대 전력전송 기술로 손꼽히는 '초고압 직류송전(HVDC)' 분야 전력기기를 시험·인증하는 초대형 인프라를 국내 최초로 경남 창원지역에 구축한다.

HVDC는 아주 높은 전압을 멀리 전송해야 하기에 관련 전력기기 및 설비에 대한 신뢰성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그동안 우리나라에 HVDC 전력기기의 성능을 검증하기 위한 전문 시험인프라가 없다 보니, 국내 전력기기 업체들이 해외 시험소를 찾아 시험·인증을 받을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한 경제적 부담, 납기 지연, 핵심 설계기술의 해외유출 등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코로나로 인해 국가 간 이동이 어려워 시험을 받는데 더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산업통상자원부, 경남도, 창원시, KERI가 힘을 모아 총 185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투입, 연구원 창원본원 부지 내에 ‘HVDC 전력기기 국제공인 시험인프라’를 구축한다. 관련 사업은 지난해 6월부터 시작했고, 본격적인 착공은 올해 4분기 중 진행할 계획이며, 2023년 완공을 목표하고 있다.

이번 인프라 구축을 통해 HVDC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전력기기를 만드는 국내 업체들이 해외에 나갈 필요 없이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시험·인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KERI가 수행한 유사 시험인증 인프라 구축 사업에 비추어 볼 때, 이번 사업을 통해 기업들은 제품 개발기간 평균 3.9개월 단축, 해외 시험비용 연간 15억원 절감, 부대비용(운송비, 체재비 등) 1억원 절감 효과를 가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로 인한 업무효율은 무려 45.3%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시험을 받기 위해 매년 국내·외 2400여명 엔지니어들이 경남·창원을 방문할 것으로 예상돼, 연간 10억원 이상은 지역경제 소비 활성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HVDC 시험인프라의 30년 운영에 따른 종합적인 효과를 총 추산하면 경제적 파급효과 약 1579억원, 고용유발 효과 약 1000여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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