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만나는 살아있는 신화
‘넓은 바다와 같이 넓고 큰 덕의 소유자인 스승’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인들에게 절대적 믿음의 대상이자 정치적 결정권을 갖는 통치권자이다.
이제 그 달라이 라마를 영화에서 만날 수 있게 되었다.
헐리우드 스튜디오들 속에서 거의 유일하게 제 목소리를 내온 작가주의 감독 마틴 스콜세지는 폭력적인 사회를 묘사해왔던 기존의 영화와는 전혀 다른 생소하고 지극히 평화로운 테마를 선택했다.
또한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나래이터의 개입 없이 담담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살아있는 신의 생애를 훑어 나간다.
영화에서 섭정인 레팅 린포체가 아이에게 말을 걸 때 관객들은 레팅이 그 아이가 진짜 13대 달라이 라마의 화신임을 완전히 믿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아이의 테스트 장면에서 린포체는 마치 얼굴표정과 몸짓으로 그 꼬마를 유도하는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스콜세지는 우리에게 이 소년이 신이라는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
조국을 잃고 동포들이 죽어 가는 가운데 먼 망명의 길에 올라서도 그는 어떤 증오나 미움따윈 전혀 내비치지 않고 “폭력은 어떤 경우에도 안되고, 선과 악은 인과관계가 반드시 있으며 단지 선은 시간이 오래 걸릴 뿐”이라고 담담하게 말한다.
50여 년간 서로의 가슴에 총을 겨누고 있던, 분단의 아픔을 간직한 우리나라 모든 국민에게 이 영화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며, 진정한 화합이란 무엇이고 우리가 꿈꾸는 평화가 무엇인지 가르쳐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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