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탄소 저감 갈 길 멀다
[분석] 탄소 저감 갈 길 멀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2.05.23 08: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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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회복으로 탄소 배출 늘고 있다


”작년 전 세계 에너지·산업공정 CO₂ 배출량 ‘사상 최고’
석탄·천연가스 사용 따른 탄소 배출량 2019년보다 늘어
IEA ‘2021년 세계 탄소배출량 보고서’

탄소 배출 저감을 위해 전 세계가 나서고 있는 상황에서 작년에 글로벌 탄소 배출량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2020년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했으나 팬데믹 회복세로 인해 2021년에는 전년 대비 늘어났다. 팬데믹 이후 경제 회복에 따라 전력 수요가 늘어나자 이를 화석연료 발전을 통해 커버하면서 2021년 에너지부문은 물론 산업공정에서도 CO₂배출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IEA의 ‘2021년 세계 탄소배출량 보고서’는 이런 심각한 상황을 담고 있다. <변국영 기자>

 

▲에너지·산업공정 탄소 배출

2021년 전 세계 에너지부문과 산업공정에서 CO₂ 배출량은 36.3Gt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고 전년 대비 증가율은 6%로 세계 경제 성장률 5.9%와 비슷했다. 탄소 배출량은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감소했던 2020년 배출량보다 1.9Gt, 팬데믹 이전인 2019년보다 180Mt 증가했다. 2010년대 이후 GDP 성장률과 CO₂ 배출량 간에 강력한 동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2021년 탄소배출량 증가는 팬데믹으로부터의 회복이 탄소집약적 경제 성장이었음을 방증하고 있다. IEA의 ‘지속가능한 회복추적’에 따르면 코로나19 이후 회복 조치를 위한 전 세계 각국 정부의 재정 지출 총 16조9000억 달러 중에 2021년 10월 기준 약 4700억 달러만이 청정에너지부문 및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할당됐다. 이러한 세계 각국의 조치가 계속될 경우 2021∼2023년 기간 동안 청정에너지 및 지속가능한 회복부문에 대한 투자에 연간 4000억 달러가 투자될 것인데 이는 IEA의 지속가능한 회복 계획에서 필요로 하고 있는 투자의 40%에 불과하다.

IEA는 2021년 전 세계 탄소 배출량 반등이 일회적 현상이 되도록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 및 도입 가속화와 지속가능한 투자 증대를 통해 2022년 CO₂ 배출량을 감소시키고 2050년까지 전 세계 CO₂ 순배출량을 ‘0’으로 감소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강조했다.

2021년 에너지부문에서 석탄 및 천연가스 사용(연소, 탈루성 배출 등)에 따른 탄소 배출량은 2020년뿐만 아니라 팬데믹 이전인 2019년 수준보다 증가했다. 2021년 총 탄소 배출량 3만6257Mt에서 석탄 사용에 따른 배출량은 1만5268Mt(42%), 석유에 의한 배출량은 1만693Mt(29%), 천연가스에 의한 배출량은 7489Mt(21%), 바이오매스 및 폐기물에 의한 배출량 269Mt(1%), 그리고 산업공정에서 탄소 배출량 2540Mt(7%)이었다. 석탄에 의한 탄소 배출량은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2021년 에너지부문 및 산업공정에서 탄소배출 증가량에서 석탄 사용에 따른 배출 증가량이 42%를 차지했다. 천연가스도 모든 부문에서 수요 증가로 인해 팬데믹 이전인 2019년 탄소배출량을 훨씬 웃도는 7.5Gt으로 반등했다.

반면에 석유 사용에 따른 2021년 탄소 배출량(10.7Gt)은 2020년 대비 증가했지만 2019년에 비해서는 감소했다. 석유 수요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 항공과 관련된 CO₂ 배출량은 팬데믹 이전 수준의 60%(370Mt)로 나타났다. 주요 국가의 지속적인 봉쇄 및 코로나19 확산방지 조치로 인해 도로 운송 활동 또한 제한돼 수송부문의 석유 수요는 팬데믹 이전 수준보다 8%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IEA는 운송 활동이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복귀했더라면 2021년 전 세계 CO₂ 배출량이 600Mt 추가돼 2019년 수준에 도달했을 것으로 추산했다.

 

▲부문별 탄소 배출

2021년 급격한 전력 수요 증가로 전력 및 열 생산 부문에서 탄소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 증가의 46%를 차지한 약 14.6Gt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1년 전력 소비 증가량은 1400TWh(5.9%)으로 역대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이러한 전력 수요 증가의 약 절반 이상이 석탄화력발전부문에서 충당됐다. 전력 및 열 생산부문에서 탄소 배출 증가량은 900Mt(6.9%)이었으며 2019년과 비교했을 때도 그 증가량은 500Mt이다.

특히, 세계 총 발전량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36% 이상으로 반등했으며 석탄화력 발전소의 CO₂ 배출량 또한 10.5Gt으로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에서 경제회복 및 수출 증가로 전력 소비량이 급증하면서 중국이 2019년∼2021년 동안 전력 및 열 생산부문에서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의 거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산업 및 건물 부문의 탄소 배출량은 선진국과 신흥개도국 모두 증가하면서 2019년 수준으로 다시 반등했다. 수송부문은 2021년에 유일하게 2019년 대비 낮은 탄소 배출량 수준을 유지했다. 2021년에 기록적인 전기자동차 판매가 수송부문의 탄소배출량 감소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지만 이에 반해서 SUV 차량 판매도 늘어 그 효과를 일정부분 상쇄시켰다.

2021년에 석탄화력 발전소에서의 CO₂ 배출 증가량은 2020년 기준 800Mt을 기록했다. 이전 최고치는 2018년 기준 200Mt이었다. 이 중 100Mt 이상은 천연가스 가격 급등에 따른 가스에서 석탄으로의 연료전환에 따른 것이었다. 특히 화력발전 부문에서 연료경쟁이 가장 치열한 미국과 유럽에서 이러한 현상이 현저하게 나타났는데 미국과 유럽연합에서 석탄화력 발전소 탄소 배출량은 2020년 대비 각각 17%와 16% 증가했다.

석탄 사용이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량은 2021년 전 세계 발전량에서 석탄보다 더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1년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2020년 대비 500TWh 증가한 8000TWh을 기록해 사상 최고치를 달성했고 원자력 발전 증가량도 2020년 기준 100TWh 이었다. 풍력과 태양광 발전 증가량이 각각 270TWh, 170TWh이었다. 반면 수력 발전량은 미국과 브라질 가뭄의 영향으로 2020년에 비해 15TWh 감소했다. 만약 재생에너지와 원자력 발전량이 전년 수준을 유지했더라면 2021년에 전 세계 CO₂ 배출 증가량은 220Mt 더 늘어났을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별 탄소 배출

전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에너지부문 및 산업공정에서 2021년 탄소 배출량이 전년도에 비해서 증가했는데 그 중에서도 브라질과 인도에서 10% 이상, 미국과 EU에서 각각 약 7%, 중국에서 5% 이상 늘었고 일본에서는 증가율이 1% 미만이었다.

인도의 CO₂ 배출량은 석탄화력 발전의 증가로 크게 반등해 2019년 수준 대비 800Mt 증가했고 석탄화력 발전량은 2020년 대비 13% 늘어 사상 최고치를 나타냈다. 인도의 2020년 석탄화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3.7% 감소했다.

2021년에 선진국의 산업 생산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으나 CO₂ 배출량은 소폭 늘어 에너지 부문에서 구조적 변화에 의한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선진국 전반에 걸친 재생에너지 발전량 증가, 전력화, 에너지 효율 개선 등과 같은 에너지부문에서 구조적 변화는 2021년에 2020년 기준 탄소 배출 증가량을 100Mt 상쇄시켰다.

중국의 에너지부문 및 산업공정에서 CO₂ 배출 증가량은 2019년∼2021년 동안 약 750Mt을 기록했다. 이는 전 세계 탄소배출 증가량(180Mt)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팬데믹 이후 에너지 집약적인 경제 회복으로 중국의 2021년 전력 수요는 전년 대비 10% 증가해 경제성장률(8.4%)을 앞질렀다.

2019년∼2021년 동안 중국 에너지 집약도는 연평균 1% 정도 개선되는데 그쳤다. 이는 2008년∼2010년 동안에 1.2%, 2010년∼2019년에 3.7% 개선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2021년에 중국의 전력 소비량은 경제 회복 및 수출 증가로 급증해 전년 대비 10.3% 증가한 약 8,310TWh를 기록했다. 700TWh 증가량은 중국 사상 가장 큰 것이었다. 전체 전력 수요 증가량의 56%를 석탄이 차지했는데 2021년 석탄화력 발전량은 전년 대비 8.6% 증가한 5030TWh(총 발전량 비중 62%)를 기록했다. 2021년 중국 총 발전량은 약 8112TWh를 기록해 전년 대비 8.1% 늘었다. 재생에너지를 통한 발전량은 2021년에 약 2500TWh을 기록했다.

중국의 1인당 CO₂ 배출량은 8.4톤으로 선진국 평균을 넘어섰다. 선진국 전체 1인당 CO₂ 배출량 평균은 8.2톤이지만 미국 14톤, EU 6톤, 멕시코 3.2톤으로 국가별로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

중국의 2021년 GDP 대비 배출집약도는 0.45tCO2/천 달러로 3% 이상 줄었지만 주요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중국의 GDP 대비 배출집약도가 높은 것은 에너지 믹스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9년 기준 전 세계 평균 27%에 비해 61%로 높고 GDP 내 산업 비중 또한 전 세계 평균 26%와 비교하였을 때 37.8%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GDP 대비 배출집약도는 1990년 이후 계속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0년과 비교해서 2021년에 40% 줄었다.

2021년 전 세계 CO₂ 배출량과 GDP가 모두 약 6% 증가함에 따라 전 세계 GDP 대비 배출집약도는 0.26tCO2/천 달러으로 일정하게 유지됐다. 선진국에서 GDP 대비 배출집약도가 2021년에 약간 증가했음에도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 특히 미국과 EU는 2010년 이후 연 평균 약 3% 개선됐다.

2021년에 전 세계 탄소 배출량이 증가함에 따라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40.8Gt/CO2eq으로 2019년 수준을 넘어 사상 최고 수준을 보였다. 2021년 온실가스 배출량 중 에너지부문 및 산업공정의 CO₂ 배출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89%로 집계됐다. 가스 소각으로 인한 CO₂ 배출량이 온실가스 배출량의 0.7%를 차지했고 CO₂ 외 배출량은 메탄이 10%, 아산화질소가 0.7%를 나타냈다. 2020년에는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에너지 관련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했으나 팬데믹 회복세와 함께 2021년에는 전년 대비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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