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11월?
최근 온라인상에 다시 떠오르고 있는 단어, ‘자살’. 금감원 전국장 장래찬씨의 자살사건과 자살사이트서 만난 일본인 남녀 동반자살 소식 등은 쌀쌀한 날씨와 맞물려 우리의 마음을 더욱 을씨년스럽게 하고 있다.
특히, 자살곡 ‘글루미 선데이’에 대한 소문이 네티즌들 사이에 퍼지면서, mp3제공 사이트와 소리바다(www. soribada.com)에서는 실제로 글루미 선데이 mp3를 직접 다운받는 경우가 늘어가고 있다.
또한, 다양한 검색엔진을 통해 ‘자살’로 찾아갈 수 있는 자살사이트에는 자살경험자들의 ‘자살’에 대한 풍부한 경험과 방법 등의 노하우를 자살초년생들에게 전수하고 있는데, 이들 사이트 대부분 은 삶에 대한 미련 혹은 희망에 대해 논하고 있다.
그러나 이곳을 찾는 네티즌들의 대다수는 오랫동안 자살을 꿈꾸어 온 사람들이다. 서울에 사는 이모씨(20세, 남)는 동반자살 번개 실패담을 게시판을 통해 털어 놓기도 했다.
글에 따르면, “같이 죽자 그래서 연락처를 가르쳐 주었는데 약속은 커녕 연락조차 끊어버렸다. 사이버상에서의 약속은 믿을 필요도 없고 진정으로 죽을 사람 역시 1%에 불과하다고 판단해 혼자 죽을 생각을 갖고 살아간다”고 적혀있다.
‘자살 클럽’ 등의 인터넷 동호회 역시 가을을 맞아 한층 활기(?)를 띠는 듯, 여느 때보다 사이버 유언장에 올라오는 게시물이 많다.
이처럼 저변의 음습한 곳에 도사리고 있던 ‘자살’이 갑자기 수면 위로 튀어나온 이유는 경제적 불안과 뒤숭숭한 사회분위기 이전에 계절 탓인 듯.
한 네티즌은 “날씨가 추워지면 괜히 서글퍼진다”라고 말하며 “11월이야말로 잔인한 달”이라고 게시판을 통해 토로하기도 했다.
민지현 기자 min815@epowe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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