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안보 - ④
[초점] 에너지전환과 에너지안보 - ④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3.01.01 0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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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시스템 유연성 투자, 전력안보 ‘핵심’


배터리 저장설비·DR, 전력 시스템 중요한 유연성 옵션 부상
청정에너지 기술 이용에 필요한 광물·소재·제조 역량 갖춰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촉발된 글로벌 에너지 위기로 에너지안보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전 세계 경제 전망을 악화시킬 만큼 크게 상승하면서 가계와 산업계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다수 국가가 에너지안보를 정책 우선순위에 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에너지안보를 위한 10대 과제를 제시했다. 그 내용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변국영 기자>

 

▲화석에너지 생산국 위험

화석연료 수익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는 에너지전환에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잠재적으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이들 국가가 새로운 에너지 경제로 이행하지 못하면 에너지안보와 배출량이 잠재적으로 가장 큰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현재 화석에너지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국가나 기업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위험에 직면해 있다. 변화의 필요성은 외면할 수 없고 현 상태 유지를 추구하는 국가나 기업은 개발 전망이 어두울 것이며, 앞으로 상황에 대한 분명한 전략 없이 화석에너지 사업을 줄여나가는 방식을 택하면 쇠퇴가 불가피할 것이다.

전 세계 화석연료 생산자와 수출업자는 과거 변동성이 큰 기간을 여러 번 겪었지만 2019년 이후의 급격한 가격 변화와 필적할 수 있는 시기는 거의 없었다. 과거 변동성이 높은 시기는 보통 석유・가스에 의존하는 국가의 정부 지출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었으며 가격이 높을 때는 지출이 증가하고 가격이 떨어지면 지출이 감소했다. 이같은 경기순응적 지출 패턴은 자국 내 소비와 민간 투자, 경제 전반을 불안정하게 했다.

최근에는 경기순응적 주기를 깨고 더욱 탄력적인 경제를 촉진하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다수 발표했다. 일부는 사우디가 2016년 발표한 ‘2030 비전’과 같은 다변화 로드맵의 형태를 취하고, 다른 국가는 5년 예산제를 도입한 중동 UAE의 결정과 같이 지출 주기를 수정했다.

현재 높은 가격에 따른 수익이 증가하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다. 사우디의 2022년 예산은 현재 유가보다 낮은 약 75달러/bbl가 기준으로 사우디 정부는 계획된 예산의 6%를 삭감하는 등 지출을 수정했는데 이는 자국의 재정 여력을 보충하기 위해 조심스러운 접근법을 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가한 수익이 에너지부문에 투입되는 등 변화의 조짐도 일부 있다. 2020년 중반 사우디는 재생 수소부문을 개발하기 위한 50억 달러의 프로젝트에 대한 합의를 도출했다. 오만은 현재 증가한 수출 수익을 무탄소 수소 부문에 대한 투자 확대에 쓰겠다고 분명히 밝혔으며 지금의 에너지 집약적인 산업을 탈탄소화 하는 데 무탄소 수소가 핵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연료로서의 수소 수출을 통해 거두는 수익은 석유・가스 수출 수익의 일부만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탄소 수소 생산이 비교적 유리한 국가가 수소 개발을 위해 노력할 이유는 충분하며 장기적인 기회는 화석연료 수출국이 저탄소 산업 제품과 화학물질의 제조와 수출에서 세계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몇몇 산유국은 기존의 공급망과 전문성, 지원 산업의 용도를 저탄소 수소와 같은 청정에너지 기술로 변경할 수 있는 방법 평가를 포함해 자국의 에너지전환 노력을 경제 다변화 전략에 통합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빨리 움직이는 국가가 청정에너지 수출로 수익을 올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국 내 신규 청정에너지 산업 구축으로 창출되는 가치도 누릴 수 있다.

 

▲전력시스템 유연성 투자

현대 경제는 전력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수요와 공급 변동성이 높은 전력시스템의 유연하고 안전한 운영을 보장하는 조치와 새로운 사이버 안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탄력성을 확보하는 조치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력은 현대 경제의 핵심에 있으며 경제 전반에서 여러 근본적인 측면을 지원하고 있다. 현재 전체 최종 소비의 약 20%를 차지하는 전력은 계속 증가하는데 2050년까지 현 정책시나리오에서는 28%, 목표선언 시나리오에서는 40%, 넷제로 시나리오에서는 5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최종 소비에서 전력의 비중이 증가하기 때문에 석유・가스와 함께 전력 안보가 전체 에너지안보에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전력 안보는 적정 가격에서 수요를 충족하는 신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는 의미인데 현재 전력시스템은 점점 복잡해지고 변동성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모두 증가하고 있다.

이는 수송과 난방, 산업공정, 전해 수소 생산 등의 점진적인 전기화, 변동적 풍력과 태양광 전력 발전 비중 증가에 따른 것으로 전력 수요와 공급 프로파일의 변화로 발전사에 전력 시스템 유연성에 대한 압박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 정책 시나리오에서 세계 전력 시스템 유연성은 2050년까지 3배 이상 증가하며, 목표선언 시나리오에는 2030년과 2030년까지 각각 2배와 3.5배가 증가해야 하며, 넷제로 시나리오에서는 지금부터 2050년까지 4배 이상 늘어난다.

오늘날 전력 시스템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유연성은 대부분 급전 가능한 화력과 수력발전에 의해 제공되나 앞으로 전력 안정성과 공급 안보를 유지하기 위해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는 대체 발전원의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

배터리 저장설비가 변동적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높은 전력 시스템의 중요한 유연성 옵션으로 등장하고 있다. 보급 속도는 급격히 빨라지고 세계 배터리 저장설비용량은 현 정책 시나리오에서 약 50배 증가해 2050년까지 1000GW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관리(DR)는 전력 시스템에 유연성을 제공하기 위해 등장한 또 다른 옵션으로 전력공급 가능성에 맞추어 수요를 조정해 줌으로써 다른 유연성 자원의 필요성을 줄여준다. 그러나 이같은 잠재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규제 체계를 추가 개정해야 하며 디지털 인프라에도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다.

 

▲탄력적 청정에너지 공급망 확보

핵심광물의 높고 변동적인 가격과 지나치게 집중된 청정에너지 공급망이 에너지전환을 지연시키고 가격을 더욱 인상시킬 수 있다. 공급 다변화와 수요 측면 혁신을 촉진하는 정책이 중요하다.

청정에너지전환을 위해서는 화석연료 공급과 관련된 국제 에너지안보라는 전통적인 요소뿐만 아니라 청정에너지 기술을 이용하는 데 필요한 광물과 소재, 제조 역량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청정에너지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에너지부문의 핵심광물 수요가 급증할 것이다.

에너지부문의 광물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적정 가격에 지속가능한 핵심광물의 충분한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가격 인상으로 분명해진 바와 같이 공급망 혼란과 상승하는 광물 비용은 청정에너지 기술 비용 상승과 이들의 보급 둔화를 가져올 수 있다. 높은 광물 가격은 곧 현재 핵심광물이 전체 청정에너지 기술 비용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며 그 비중이 점차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망 혼란 리스크와 변동적 가격은 청정에너지 기술 공급망의 과도한 집중으로 더욱 악화되고 있으며 청정에너지 기술 제조와 조립의 높은 집중도 역시 위험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광산 프로젝트의 ESG 관련 리스크도 상당한 만큼 리스크가 높은 프로젝트에 관한 우려를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도록 해소해야 한다.

안전하고 탄력적이고 지속가능한 세계 청정에너지 기술 공급망을 개발・확대하기 위해서는 정책 측면에서는 포괄적이고 공조된 접근이 필요하다. 또한 정책을 통해 추가적인 기술 혁신을 지원해야 하는데 기술 혁신을 통해 1차 공급원에 대한 압박을 일부 완화하고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확인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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