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3 up 이 아닌 3 I 로, 수소경제 이끌어야
[ED칼럼] 3 up 이 아닌 3 I 로, 수소경제 이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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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4.21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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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효선 박사/ 한국탄소금융협회 부회장

 

 

[에너지데일리]정부가 발표한 “수소경제로 가는 3UP 전략”에 대해서 한번 살펴보자.

그 내용을 요약하면 SCALE-UP, BUILD-UP, LEVEL-UP이다. 즉 발전/수송 생태계 성장을 위한 대규모 수요 창출, 청정수소 기반 생태계 전환을 위한 인프라, 제도 구축, 그리고 수소산업의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신성장동력 육성이다.

여기서 말이 되는 것과 말이 안되는 것으로 구분해 보자.

첫째, 어디서 많이 본 전략 같다. IEA가 제시한 “7 key recommendations to scale up hydrogen”이 있다. 이는 가용한 기술에 의거한 권고이다. 즉 단기전략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EA의 첫 번째 권고는 “수소를 장기적인 에너지전략 속에서 수소의 역할을 정립하라”이다. 정부의 수소경제로 가는 3UP 전략은 마치 IEA가 제시한 이 권고를 연상시킨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 생태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승물론 수소에 대한 첫 번째 수요처를 수송으로 잡은 건 맞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볼 때 수송 중에서 해상과 항공은 탄소저감 옵션이 가장 적다. 즉 수소의 장기적인 수요처는 육상보다 해상을 향해야 한다. 그래야 LNG 교역의 중심에 설 수 있고 인프라도 최대한 기존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 그것이 IEA가 제시한 “기존설비를 최대한 활용해라”라는 권고와 일치한다.

둘째, 밸류체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 7대 전략분야를 보자. 수전해, 액화수소 운송선, 트레일러, 충전소, 연료전지(이동수단. 발전) 수소터빈.

CCUS도 밸류체인이 있고, 수소도 밸류체인이 있다. CCUS의 밸류체인이 기존의 화석연료, 즉 석탄과 천연가스의 밸류체인에 기반을 두고 있다. 그렇다면 수소 또한 어떻게 생산되는지, 어떻게 운반해야 보다 탄소중립적인지에 대한 고민이 밸류체인에 녹아들어야 한다.

신규사업에 대한 가치를 창출한다는 것은 매우 도전적인 일이다. 이렇게 나열식으로 제시하게 되면 여기에서 소외된 사업은 발굴되기 어렵다. 차라리 FIRST-MOVER에게 금융지원 또는 보상을 하라는 IEA의 권고를 그대로 배끼는 것이 나을뻔했다.

수소는 그 그레이수소의 출발이 LNG에 있으므로 천연가스의 밸류체인에 대한 이해에서 파생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으로 그린수소를 지향한다면 원자력의 밸류체인을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상류-중류-하류에 대한 밸류체인별 비용절감의 기회를 설비에서 찾을 것인지, 상류에서 찾을 것인지 명확한 인센티브와 가이드라인을 주어야 한다. 그래야 가스공사가 움직이고 해운이 움직이고 철강이 더 열정적으로 움직일 것이다.

셋째, 정부의 전략 중에 “사업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는 과감하게 개혁한다”는 표현이 있다. 명분 없는 규제는 없애야 한다. 규제를 과감하게 개혁한다는 말은 말장난 같다. 차라리 IEA 권고사항을 직역했더라면 오히려 나을 뻔했다.

그리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주기 위해서는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투자자들이 시장에 대한 확신을 갖도록 하는 최소한의 패키지를 제공해야 한다.

3 UP도 좋지만 장기적인 국가에너지전략은 보다 혁신적이어야 한다. 그래서 “3 I”를 제안한다.

첫째, INCENTIVE. 다시말해 금융패키지. 즉 투자자 관점에서 혁신적인 메커니즘을 개발해야 한다. 지금의 국제탄소시장은 교토메커니즘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능하다. 명확한 기준선을 제시해야 하고 대체가능성에 대한 로드맵을 선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패키지가 유인으로 작동할 수있다. 그렇지 않으면 수소는 돈 먹는 하마가 될 것이다.

둘째, INFORMATION. 신뢰할 수 있는 정보 플랫폼이 필요하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도 있고 세계은행도 있다. 활용가능한 정보 플랫폼이 존재한다. 그러나 어떤 데이터가 과장인지 어떤 데이터가 현실적인지에 대한 판단이 어렵다. 이는 좀더 상위의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가 수소공단이 되던, 수소공사가 되던 신뢰할 수 있는 정보플랫폼에 대한 로드맵이 시급하다.

셋째, INTERNATIONAL ALLIANCE. 국제협력이다. 수소는 더 이상 국산화를 고집해서는 안된다. 이집트와 중동국가 간의 수소얼라이언스를 주목하자. 줄 건 주고 받을 건 받겠다는 논지이다. 수에즈운하는 아주 중요한 에너지 길목이다. 수소를 자급자족하겠다는 생각을 떨쳐내야 한다. 국제거래가 되지 않는 상품은 더 이상 상품이 아니다.

세계 1위를 지향한다면 이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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