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청정에너지 전환, 공급망 구축에 달렸다 - ③
[초점] 청정에너지 전환, 공급망 구축에 달렸다 - ③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3.05.22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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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로 전환 ‘공급망 구축’ 관건


핵심광물이 에너지 전환 패러다임 변화 주도
청정에너지 기술 필요한 핵심광물 규모 막대
공급망 확대 지연되면 2050년 넷제로 달성 불가능
생산 격차 줄이기 위한 막대한 추가 투자 필요
IEA, 에너지 전환 위한 안정적인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 제안

2050년까지 글로벌 넷제로 달성을 위해서는 에너지 믹스의 급격한 변화와 함께 에너지 수요 증가 억제가 요구된다. 이를 위해 재생에너지를 포함한 청정에너지로의 대전환이 필요하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정부와 기업의 약속만으로는 2050년 넷제로 달성 궤도에 오르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특히 청정에너지 기술 보급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글로벌 공급망이 필요 수준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IEA는 최근 에너지 전환 위한 안정적인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제안을 했다. <변국영 기자>

 

▲신규 공급망 구축

넷제로 달성은 청정에너지와 화석연료 공급망 모두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현재 에너지 시스템에도 상당한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 공급망은 확대 및 수정돼야 할 것이며 새롭게 등장하는 기술을 위한 신규 공급망이 구축될 필요가 있다.

청정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기술을 전달하는 글로벌 공급망(채광, 원자재 및 소재 생산, 기술 개발, 제조, 송배전 시스템, 기타 관련 인프라 등)에서 이미 변화를 촉발 시키고 있다. 청정에너지 전환은 화석연료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도록 돕고 청정에너지 관련 공급망에 대한 투자 수요를 증대시키고 있으나 청정에너지 기술 기반 장비 제조, 청정연료 생산과 수송, 송배전망의 확장・업그레이드・개발 등을 위한 신규 공급망 구축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에너지 전환은 글로벌한 공급망을 바탕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대부분 기존 기술은 국제적으로 생산 및 거래되고 오늘날 전 세계 교역의 70%는 중간재와 부품에서 일어나며 나머지는 완제품과 서비스다.

제조 기반은 여러 국가로 퍼져 있으며 흔히 저비용 기술 및 원자재를 이용할 수 있는 지역에 집중돼 있다. 다수의 국가에서 고용의 상당 부분이 교역과 관련되는데 그 비중은 미국에서는 약 10%, 프랑스에서 20%, 독일에서 30%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현재의 글로벌 공급망 통합도가 낮은 다수의 신흥국과 개도국은 화석연료 공급지보다 우수하고 새로운 공급망을 구축할 수 있는 상당한 잠재력을 갖고 있다. 기존 공급자의 시장 지배력이 투자에 장애가 되지 않고 청정에너지에 대한 인센티브가 충분히 높은 지역에서 청정에너지 공급망을 빠르게 조성할 수 있는 기회가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이다.

 

▲키는 핵심광물

최근까지 에너지 안보에 대한 논의는 대체로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의 안정적 공급에 집중되어왔다. 50년이 지난 지금 화석연료는 또 다시 에너지 위기의 중심에 있으며 이는 넷제로로

가는 경로에서도 전통 연료의 공급 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지속적으로 중요하다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 에너지 안보에서 점차 청정에너지 공급망의 신뢰성이 중요해질 것이다.

청정에너지 공급망 구축에 필요한 원자재, 장비 등은 기존의 화석에너지 공급망에 필요한 것과는 상당한 차이를 갖고 있다. 특히, 다양한 핵심광물에 대한 의존도가 상당히 높은데 핵심광물에는 희토류 원소와 더불어 구리, 니켈, 리튬, 코발트, 망간, 흑연, 실리콘, 백금족원소 등과 다른 금속도 포함된다.

기술에 따라 필요한 광물자원의 종류도 달라지는데 배터리는 리튬, 코발트, 망간, 니켈 등을 이용하며 일부 풍력 터빈과 전기 엔진에 이용되는 자석은 희토류 원소를 필요로 한다. 특히, 전력망, 전자기기, 전기차 등은 구리를 이용하며 전해조와 연료전지는 기술 유형에 따라서 니켈이나 백금족원소가 필요하다.

청정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핵심광물과 다른 원자재의 규모는 막대하다. 예를 들면 소형 전기차용 55kWh 배터리와 관련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보통 200kg 이상의 핵심광물(구리, 리튬, 니켈, 망간, 코발트, 흑연)이 필요하지만 내연기관 자동차의 구동장치 제조에는 35kg이면 충분하다.

태양광과 풍력 역시 화석연료 발전 기술보다 용량 단위당 더 많은 철, 알루미늄, 시멘트 등이 필요하다. 예컨대 육상풍력 발전단지 건설에는 동일 용량의 가스화력 발전소보다 광물 자원이 9배 더 많이 필요하다.

청정에너지 기술 보급은 이미 핵심광물의 수요를 늘리고 있다. 청정에너지 기술만을 위한 핵심광물 이용은 2016∼2021년 약 20% 증가했다. 구리가 2021년 청정에너지를 위한 핵심광물 소비의 70%를 차지해 가장 중요한 핵심광물이지만 비율로 보면 2016년 이후 리튬과 코발트 소비가 더 크게 증가했다.

최근 들어 다른 산업부문의 광물 수요 역시 증가해왔으나(전자기기 배터리에 리튬과 코발트, 자동차와 건물에 구리, 합금에 니켈 등) 청정에너지 부문에서 훨씬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혁신을 통해 필요한 광물과 다른 원자재의 양을 줄일 수 있으나 청정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전 세계 핵심광물 수요는 급증할 것이다.

핵심광물에 대한 의존도 증가는 특히 석유를 비롯한 화석연료 공급에 중점을 둔 전통적인 에너지 안보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신뢰할 수 있고 적정한 가격 수준을 기반으로 한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구축은 청정에너지 기술 보급 가속화와 넷제로 달성뿐만 아니라 안전한 미래 에너지시스템 보장에도 중요하다.

 

▲기술별 공급 격차

NZE 시나리오에서 전망된 청정에너지 기술 보급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글로벌 공급망이 필요한 수준에서 확대될 수 있을지는 확실하지 않다. 2020년대에 조속히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며 지연된다면 2050년까지 넷제로 달성은 불가능하거나 넷제로 달성에 상당한 대가가 따를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청정에너지 보급 속도 및 청정에너지 공급망 확대에 필요한 필수 요건을 충족시키는데 노력해야 한다.

핵심광물 추출에 있어서는 NZE 시나리오에서 전망된 필요 수준과 2030년 예상 공급량간의 격차가 리튬과 니켈은 25% 이상이고 구리는 약 20%에 달한다. 2030년에 핵심광물 추출은 여전히 자원이 풍부한 국가에 크게 집중되며 특히 코발트가 가장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생산에 있어서 2030년 공급 격차는 전반적으로 채광과 유사하지만 일부 예외도 있다. 황산니켈 생산 격차(60%)는 니켈 채굴보다 훨씬 더 크고 코발트 가공 격차 역시 40%에 달한다. 2030년까지 예상되는 핵심광물 생산의 지리적 집중 정도는 광물 채굴과 거의 비슷하고 중국이 계속해서 주요 생산자로 될 것이다.

태양광 관련 기술을 비롯한 몇몇 청정에너지 기술 수준은 NZE 시나리오에서 2030년 전망된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분석된다. 전기차 배터리 제조는 중국에 여전히 크게 집중되고 전해조의 국가간 공급 격차는 50%로 훨씬 더 크며, 열펌프와 바이오에너지 탄소포집 기술의 국가간 공급 격차는 최대 60%를 넘어선다. 전해조와 열펌프의 제조능력은 지리적으로 더욱 고르게 분포되지만 바이오에너지 탄소포집은 상당히 집중된다.

 

▲즉각적인 대규모 투자

생산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앞으로 막대한 추가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2030년까지 필요한 생산용량이 가동에 들어가기 위해서 핵심광물 채광, 가공, 청정에너지 기술 개발 등에 대한 누적 투자가 약 1조2000억 달러(2021년 달러 기준)에 달할 것이다. 이같은 규모의 투자자금을 조성하는 것은 가능하지만 생산에서 시장 공급까지 오랜 기간을 고려한다면 투자 개시 시점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대부분의 투자(이미 발표된 프로젝트 포함)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이뤄져야 한다. 같은 기간 동안 연평균 2700억 달러 이상이 투입돼야 한다. 이같은 수준은 현재 석유・가스산업의 연간 자본지출의 약 2/3 수준이며 2016년부터 2021년까지 청정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연평균 투자보다 약 7배 많다.

NZE 시나리오에서는 모든 유형의 청정에너지와 기술이 공급 단계마다 모두 탈탄소화 돼야 한다. 제조 단계는 2050년까지 거의 완전히 탈탄소화 되고 대량 원자재 생산과 광물 가공에서만 약간의 탄소배출이 발생한다. 탈탄소 경로는 부문별로 공급 단계별로 차이가 있는데 채광과 제조 단계에서는 주로 전기화와 관련 있으며 원자재 생산 단계에서는 저탄소 수소와 CCUS와 관련돼 있다.

NZE 시나리오에서는 2030년까지 핵심광물 채굴에서 탈탄소화를 이룩하기 위한 중요한 성과를 거둔다. 현재 핵심광물 채광 시에 에너지집약도와 탄소집약도는 일반적으로 이용되는

광물에 비해 높은데 이는 광석에 함유된 광물의 농도가 낮기 때문이다. 수요가 증가하고 광석 등급이 낮아지면 핵심광물 채굴에서 발생하는 전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2021년부터 2030년까지 2배 증가해 3000만톤에 달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모든 공급망 단계 중 최대 규모인 원자재 생산에서 발생하는 배출량은 NZE 시나리오에서 크게 감소하며 2021년부터 2030년까지 감소 폭이 시멘트는 40%, 철강은 25%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 단계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은 일반적으로 다른 단계보다 적고 주로 전기화 덕분에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

공급망 탈탄소화에는 비용이 소요되나 최종 소비자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경우에 미미하다. 철강, 시멘트, 알루미늄 등의 대규모 생산에는 전통적인 생산 방식보다 상당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현재 저탄소를 위한 추가비용 규모는 기술별로 상이하다.

저탄소 기술을 이용한 대규모 원자재 생산비용은 일반적인 전통기술을 이용하는 것보다 상당히 높지만 청정에너지 제품의 최종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대부분 크지 않다. 이는 대규모 원자재 생산비용이 최종 제품의 생산 비용에서 비교적 작은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2021년에 강철 생산비용이 50% 증가해도 전기차의 최종 평균 생산비용은 약 0.5% 올랐으며 가정용 열펌프의 경우에는 0.2%, 해상풍력 발전단지 1%, 유틸리티 규모 태양광 1.5% 각각 상승했다. 2021년에 이들 제품의 생산을 완전히 탈탄소화면 전기차 제조비용은 0.7% 상승하고 열펌프는 0.3% 이하,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0.6%, 대규모 태양광은 2% 이상, 일반적인 가정용 열펌프는 1.4%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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