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365-1=0’… 여름철 원활한 전력공급 이뤄지길
[E·D칼럼] ‘365-1=0’… 여름철 원활한 전력공급 이뤄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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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6.23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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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수 / 한국전기연구원 미래전략실 선임연구원

기후변화가 야기한 이상고온으로 지구가 신음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섭씨 40도가 넘는 기온에 열사병 사상자가 속출했고, 캐나다 산불은 진화에 난항을 겪으며 뉴욕 하늘을 매연으로 뒤덮었다. NASA(미국 항공우주국)와 NOAA(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남극 해빙 범위가 관측이래 최저로 축소됐고, 평균 해수면 온도와 대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 모두 역대 기록을 경신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봄 우리나라 기온은 5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상청과 울산과학기술원(UNIST) 폭염연구센터는 엘니뇨의 영향으로 올해 폭염일수가 연평균과 비슷하거나 다소 많을 것으로 전망하였다.

장마기간 폭우와 한여름 폭염을 맞아 시민들의 발걸음도 다급하다. 에어컨, 제습기, 선풍기 등 소위 ‘여름가전’의 판매와 대여가 성황 중이다. 하지만 기껏 구입한 ‘여름가전’의 전원 버튼을 누르기가 짐짓 망설여진다. kWh당 전기요금이 올해만 벌써 두 차례, 1분기 13.1원, 2분기 8원 인상됐기 때문이다. 올해 kWh당 51.6원 인상되어야만 경영 정상화를 이룰 수 있다는 한국전력공사 측 설명에, 3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비단 여름나기만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주머니 속 스마트폰과 팔목에 채워진 스마트 워치 그리고 주차장에 세워진 전기자동차를 생각해보면, 오늘은 어제보다 더 많은 전기를 쓸 수밖에 없다. 올해 1월 발표된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22~2036)'에 의하면 전력 소비량은 2012년 466.6TWh에서 2021년 533.4TWh로 증가했다. 우리 사회와 경제 전반에 걸쳐 진행되고 있는 전기화(Electrification)의 물결속에서 전력 수요는 나날히 증가하고 있다. 그렇지만 국내·외 정세와 탄소중립 실현이라는 목표 아래에서 발전소의 무제한적 증설은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해마다 이즈음이 되면 각종 언론매체에서 정전을 걱정하며 전력예비율 현황을 수시로 보도한다. 아마도, 벌써 십여 년 전 과거의 일이 되었지만, 우리 국민들의 기억속에 순환정전이라는 악몽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력계통은 특성상 생산량과 소비량을 항상 일치시켜야만 한다. 생산량이 소비량을 상회하면 값비싼 연료비를 낭비하는 샘이고, 반대의 경우 전력품질 저하나 심하면 정전이 발생한다.

이러한 이유로 전력 관계자들은 원활한 전력 공급을 위해 신경을 바짝 세우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전력 유관기관과 함께 ‘전력수급 종합상황실’을 작년 보다 연장 운영하며 24시간 집중 관리를 시행 중이다. 필자가 재직중인 한국전기연구원도 안정적인 전력계통 운영을 위한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대규모 정전과 같은 대형 전기재난 발생 상황에서 피해를 최소화하고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는 기술과, 전력 수요 증감에 대응하여 전력계통에 유연성을 증가시킬 수 있는 가상발전소(Virtual Power Plant) 기술 등을 중점적으로 개발 중이다.

365일 빼기 1일은 364일이 아닌 0일이라는 말이 있다. 매일 잘 하다가도 단 하루 단 한번만 실수하면 모든 노력이 허사가 됨은 물론 세간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가 없음을 의미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저 멀리 떨어진 발전소에서, 고압의 송·배전망 선로 위에서, 연구소의 실험실에서 수많은 관계자들이 묵묵히 본분을 다하고 있다. 이들의 노고에 보답하듯, 올 여름에는 그리고 앞으로도 항상 전국 구석구석 시원스레 전기가 흘러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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