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우리나라 2차전지 산업에 거는 기대    
[E·D칼럼] 우리나라 2차전지 산업에 거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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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9.13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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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탁 /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2050년 탄소중립이 당위적 차원에서는 중요하나, 냉엄한 현실을 보면 불확실한 요인도 적지 않다. 탄소중립을 견인할 강력한 세계 정치거버넌스의 부재, 자국부담을 줄이면서 다른 나라의 감축노력에 편승하려는 무임승차 경향, 이들 두 가지 문제의 유일한 해법인 국제 협력을 저해하는 패권경쟁 심화 등이 그 사례다.

시야를 국내로 좁혀 보면 불확실성은 더 커진다. 전력시장 개편과 같이 감축에 중요한 제도개선 보다 목표수치에 대한 집착이나 집권 정부마다 급변하는 에너지정책이 그 사례다. 다행히 산업이나 시장으로 눈을 돌려보면 일말의 기대를 갖게 만드는 요인도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으로 부상하고 있는 전기차와 2차전지 산업이다.

특히 2차전지는 수송부문을 넘어 발전부문에서 재생가능에너지 보급에 따른 저장장치(ESS)나 전력계통에서 송전건설이나 운영제약을 극복하는 NWA(Non-Wire Alternatives)에도 필요하다. 또한 4차산업혁명의 기술특성중 하나인 모바일 특성으로 인해 휴대폰에 이어 가전, 공구, 로봇, 드론 등에도 활용된다. 물론 시장규모에서 핵심은 전기차 보급이고 아직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로 인해 자동차산업 구조 자체의 대변혁까지 거론되고 있다.

2차전지 산업의 경우 양적 비중은 크지만 공정한 경쟁이 제한되어 있는 중국시장을 제외하고 우리나라가 세계 시장과 산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 2차전지 산업은 전 세계 수송부문의 탄소중립에 기여하면서 한국경제의 도약을 도모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앞으로도 세계 시장과 산업에서 우리의 우위를 계속 지켜나갈 필요가 있다.

우선, 같은 2차전지로서 우리나라 삼원계(NCM)가 중국의 인산철(LFP)에 비해 에너지효율이나 계절별 특성 등에서 우위에 있으나 관련 소재의 중국 의존 비율이 높다는 약점이 있다. 더구나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이하 IRA)에서 2차전지의 중국산 소재에 대한 견제가 지속되고 있어 중국 의존도를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

다행히 일부 국내 업체들이 남미, 호주,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관련 광물을 확보하고 있고, 미국의 IRA가 아직 불확실성은 있으나 규제대상을 ‘특정 국가’가 아닌 ‘우려 기관’으로 지정하고 있어 우리 국경내에서 합작이 가능한 중국업체와 협력 방안도 옵션중 하나다. 하지만 예측불허의 국제관계를 감안해 볼 때 최대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것은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과제다.

둘째, 우리나라 삼원계(NCM)에 비해 가격 경쟁력에서 장점을 지니고 있는 중국의 인산철(LFP)에 대한 대응책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물론 가격과 성능을 종합해서 보면 우리나라 삼원계 역시 경쟁력이 있으나 삼원계에 필요한 광물이나 소재 가격에 따라 비교우위는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격면에서 인산철에 준하면서 성능 면에서 우수한 2차전지를 지속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 세계 산업과 시장을 계속 주도하기 위해서 새로운 양극재 기술개발이나 기술개발 여지가 큰 음극재에 대한 차세대 기술개발은 필수적이다.

셋째, 우리나라 삼원계(NCM)는 중국산 인산철(LFP)에 비해 재활용시 고가의 소재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리사이클링의 장점을 강화하고 홍보할 필요가 있다.

특히 미국의 IRA에 해당하는 유럽의 ‘핵심원자재법(CRMA)’은 소재의 역내 조달을 언급하면서 환경보호와 광물안보를 위한 2차전지의 리사이클링을 강조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 삼원계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경제학적으로 보더라도 전기차 구매비용을 따질 경우 구매시 비용만이 아니라 폐기되는 2차전지의 잔존가치를 감안한 ‘전과정평가(LCA)’ 기준의 가격 경쟁력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2차전지는 전 세계의 탄소중립에 기여하면서도 한국경제가 반도체에 이어 또 한번 세계시장의 리더로 부상할 수 있는 좋은 계기다. 파리체제의 불확실성과 국내 감축정책의 혼선을 고려해 볼 때 탄소중립을 실사구시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산업과 시장 그리고 기술개발에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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