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무기화 되는 희토류 - ①
[이슈] 무기화 되는 희토류 - ①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3.09.25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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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토류 영구자석 수요 급증… 희토류 전쟁 시작됐다”

전기차·해상풍력 설비 수요 증가 주도… 원료인 희토류 수급 차질 우려
네오디뮴 영구자석 수요 급증… 중희토류 디스프로슘·터븀 가격 상승
중희토류 생산 중국이 사실상 장악… 미국, 광상 특성·기술 문제로 생산 어려움
중국, 희토류 공급망 모든 단계 보유 유일 국가… 세계 희토류 시장 생산 58%· 자석 생산 92% 차지
중국, 희토류 산업 통제 강화… 보조금·정책 지원 통해 타 국가 희토류 산업 발전 견제
주요국, 자국 안보 등 기준으로 중국산 희토류·영구자석 규제 검토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희토류 영구자석의 공급망 현황과 시사점’

모터와 발전기의 핵심부품인 희토류 영구자석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네오디뮴 영구자석은 전기차의 구동모터와 풍력발전기 터빈의 핵심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처럼 영구자석의 수요는 급증하고 있는 반면 공급의 확대 여부는 불확실하다. 중국은 세계 네오디뮴 영구자석 시장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희토류와 영구자석을 전략 무기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의 ‘희토류 영구자석의 공급망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영구자석의 공급망 이슈와 주요국 동향, 우리나라의 공급망 현황, 그리고 우리의 대응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변국영 기자>

 

▲희토류 수요 증가

네오디뮴 영구자석의 수요는 2020년 11만9000톤에서 2050년 75만3000톤으로 6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전기차 및 해상풍력 설비가 수요 증가를 주도하고 있으며 이들 두 품목이 네오디뮴 영구자석 수요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20.3%에서 2050년 71.6%로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영구자석 수요 증가에 따라 원료가 되는 희토류 광물의 수급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네오디뮴 자석 제조용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의 수요는 2032년 12만6000톤으로 예상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공급이 연평균 6.9%씩 늘어나야 한다. 2022년 전 세계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공급량은 중국의 공식·비공식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 산화물 생산량인 4만톤을 포함해 총 6만5000톤으로 추정되며 2032년 예상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약 6만1000톤의 추가 생산이 필요하다.

풍력터빈, 전기차 등 친환경에너지 전환의 핵심 제품들은 고온에서 작동되는 높은 등급의 자석이 다수 사용되며 이에 따라 중희토류인 디스프로슘의 수요 증가세는 더욱 가파를 전망이다. 미국 에너지부는 2020년 대비 2050년의 미국 내 영구자석용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의 수요가 293%, 디스프로슘의 수요는 594%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희토류 지역·가격

네오디뮴 영구자석 수요가 급증하면서 고온에서의 자력 유지를 위해 첨가되는 중희토류인 디스프로슘과 터븀의 가격이 크게 상승했다. 디스프로슘과 터븀은 지난 2022년 각각 kg당 498 달러, 2393 달러를 기록하며 2015년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다.

디스프로슘과 터븀이 영구자석에서 차지하는 중량은 10% 이내에 불과하나 전체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70%에 달한다. 최근 터븀 가격의 급등으로 영구자석에서 터븀 대신 디스프로슘을 사용하는 비중이 늘고 있으나 디스프로슘 또한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어 기업에 부담이 되고 있다.

중희토류의 경우 실질적인 생산은 중국에서만 이루어지고 있다. 희토류는 모나자이트, 바스트네사이트, 제노타임 등 희토류 함유 광석에서 여러 원소가 함께 추출되나 중희토류는 거의 대부분 이온흡착형 광상에서 생산된다. 이온흡착형 광상은 여타 희토류 광석 대비 중희토류의 함량이 높으며 중국 남부지역과 미얀마 북부에 분포하고 있다. 미얀마에서 생산된 중희토류도 가공을 위해 전량 중국으로 보내지고 있어 중희토류의 생산은 중국이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칠레, 미국 등 다른 국가에서도 중희토류 생산을 추진 중이나 광상의 특성과 기술, 경제성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 가동 중인 유일한 희토류 광산인 마운틴패스 광산은 주로 경희토류가 생산되는 바스트네사이트 광상으로 중희토류의 함유량은 미미한 수준이다. 칠레에서도 이온흡착형 점토의 개발을 추진 중이나 현재 수립된 계획에 따르면 생산이 이뤄지더라도 칠레에서 생산된 양은 세계 디스프로슘 생산의 약 2%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중희토류는 유문암 광석 등 다른 유형의 광물에서도 생산 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이온흡착광에 비해 추출이 까다로워 현재까지는 상용화되지 못하고 있다.

 

▲중국의 독점적 영향력

중국은 희토류 공급망의 전 단계를 보유한 유일한 국가로 세계 희토류 시장 생산의 58%를, 자석 생산의 92%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 독일, 베트남 등도 영구자석을 생산하고 있으나 공급망의 일부 단계에서 반드시 중국 또는 제3국에서 조달 및 가공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중국은 희토류 산업의 통제를 위한 정책적 기반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중국은 매년 2회 희토류의 채굴 및 제련량을 정하고 허가증을 보유한 국유기업에서만 생산하도록 관리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16년 중국 내 희토류 기업을 6개의 국유기업으로 통폐합하고 2021년 이 중 3개 기업과 2개 연구기관을 통합해 ‘중국희토그룹’을 설립했다.

지난 2015년부터 희토류를 수출허가 대상품목으로 지정하고 희토류 관련 목록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왔다. 2022년 발표된 수출허가증 관리대상품목 897개 중 희토류 관련 품목은 70여 개에 달한다.

지난 2020년 12월 시행된 수출통제법은 국가 안전을 침해하거나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이 있는 상품, 서비스, 기술의 해외 이전 금지를 명시해 희토류 수출을 통제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중국 정부는 2022년 12월 ‘중국 수출금지 및 제한 기술목록’ 개정안을 발표해 희토류 관련 기술의 통제 범위를 확대했다. 개정안에서 중국은 희토류 자석제조기술 및 합금소재 생산기술을 수출금지 목록에 새롭게 추가하고 희토류의 정·제련 기술을 제한 기술목록에 추가했다.

중국 정부는 직·간접 보조금과 정책 지원을 통해 중국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타 국가의 희토류 산업 발전을 견제하고 있다. 유럽핵심광물협의회는 희토류 영구자석 보고서에서 중국의 희토류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 제도가 타 국가의 희토류 산업을 견제하는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정부는 희토류 원광의 수입에는 관세를 면제해주고 있으나 자석 등 제품 단계를 수입할 경우에는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중국에서 영구자석을 수출할 경우 13%에 해당하는 증치세를 환급받을 수 있으나 광석, 산화물, 합금 등의 수출 시에는 환급이 불가능하다. 중국은 이외에도 느슨한 환경 규제, 저렴한 임대료, 풍부한 전문인력, 각종 연구지원 등을 통해 정책적으로 타국 기업 대비 유리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주요국 영구자석 규제 강화

주요국을 중심으로 자국 안보, 환경적 지속가능성 등을 기준으로 중국산 희토류 및 영구자석에 대한 규제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2022년 9월 중국산 희토류 영구자석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적용 여부를 검토해 높은 대중국 수입의존도가 미국의 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결론을 내렸으나 이에 대한 대응으로 관세 부과가 아닌 자국 생산 확대를 권고했다.

이는 미국 내에 중국을 대체할 공급망이 부재한 상황에서 관세 부과가 도리어 자국 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되고 있다. 향후 미국 내 영구자석 공급망 자립화가 어느 정도 진전된 이후에는 중국산 희토류 및 영구자석에 대한 규제 또는 관세 부과 등의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U는 지난 3월 발표한 핵심원자재법(CRMA) 초안에서 영구자석이 포함된 제품을 EU 역내에 출시하는 기업들에 대해 해당 제품의 영구자석 포함 여부와 포함된 영구자석의 구성물질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는 라벨을 제품에 부착하도록 규정했다.

특정 유형의 영구자석의 경우 영구자석의 중량, 화학적 구성 및 재활용에 관한 상세정보가 담긴 데이터 캐리어 부착의무를 추가적으로 부과하고 향후 에코디자인 규정의 디지털 제품 여권에도 관련 정보를 포함시킬 계획이다. 해당 영구자석이 0.2kg를 초과할 경우 영구자석에 포함된 2차 원자재 비율을 공개해야 하며 향후(2030년 12월 31일 이후) 해당 제품에 사용한 영구자석의 재활용 원자재 최소 사용 비율을 의무로 규정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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