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탄소중립 위한 청정에너지 설비 생산 - ②
[분석] 탄소중립 위한 청정에너지 설비 생산 - ②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23.09.25 09: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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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기술 지역적 편중 심하다”

주요국 청정기술 설비 생산용량 전체 80∼90% 육박… 중국, 40∼80%
청정기술 확대 위한 새로운 정책 도입… 청정에너지 산업 정책 변화
에너지경제연구원 ‘IEA의 청정에너지 설비 생산 현황 분석과 정책 제언’ 분석

IEA는 5개 핵심 청정에너지기술 설비(태양광 모듈, 풍력 터빈, 배터리, 전해조, 열펌프)를 중점으로 주요 지역의 청정에너지 주요 설비의 최근 생산 현황을 분석하고 주요국의 정부 정책이 청정에너지 설비 생산 환경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이와 관련 에너지경제연구원은 ‘IEA의 청정에너지 설비생산 현황 분석과 정책 제언’을 분석해 정리했다. 이 자료를 통해 청정에너지 설비 생산 현황과 지역별 청정에너지 기술, 주요국의 청정에너지 정책에 대해 알아본다. <변국영 기자>

 

▲청정에너지 기술 지역 집중

2022년에는 중국, 베트남, 인도 3개 국가가 태양광 모듈 생산용량의 약 90%를 차지했으며 특히 중국에서 80%를 보유했다. 중국에서 운영되는 최대 공장인 타이저우의 LONGi 공장은 2022년 유럽 내 태양광 모듈 생산용량 증설분(38GW)의 50%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로 이같은 중국의 일부 대규모 개별 공장의 규모는 다른 국가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높은 수준의 지역 집중도는 태양광이 이미 성숙한 기술임을 방증하는 것이며 태양광은 현재 세계 거의 모든 지역에서 대규모로 보급되고 있다. 태양광은 2022년 세계 발전설비 증설의 약 40%를 차지했으며 현재 세계 발전량의 4%에 해당한다.

특히 중국의 경우 5개년 계획의 분명하고 지속적인 정책 신호와 공격적인 보급 목표에 따라 2010년 이후 태양광 설비 생산용량이 연평균 65% 이상 증가해 427GW에 달하면서 이미 태양광 모듈 생산용량이 자국의 수요를 초과했다.

같은 기간 미국의 연평균 성장률은 40%에 그치면서 2022년 설비 생산용량은 총 140GW에 불과했고 같은 해 유럽의 연평균 성장률은 20%를 밑돌면서 설비 생산용량은 200GW으로 나타났다.

또한 중국은 전지, 웨이퍼, 폴리실리콘 등 3개 하위 부품의 단일 최대 생산자로서 공급망 각 단계별 세계 설비 생산용량의 85∼97%를 차지하고 있다. 태양광 모듈은 전지로 조립되며 전지는 웨이퍼로 만들어지고, 웨이퍼는 폴리실리콘으로 만들어지는데 단일 태양광 설비 생산설비가 이 단계를 모두 보유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완성 모듈 제조사에게는 각 단계가 모두 필요하다.

중국은 오랫동안 실리콘 웨이퍼 생산을 선도해왔으며 2010년에는 전 세계 생산의 약 80%를 차지했으나 최근에는 그 비중이 95%로 확대됐다. 중국이 전 세계 전지 및 모듈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55∼60%에서 2022년 각각 85%와 80%로 확대됐다. 폴리실리콘의 경우 중국의 비중이 2010년에는 전 세계 설비 생산용량의 30%를 밑돌았으나 그 비중이 빠르게 커져 2022년에는 85%를 넘어섰다.

현재까지 발표된 프로젝트를 공급망 각 단계별로 살펴보면 모듈의 경우 미국과 인도에서 설비 생산용량이 각각 6배,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전지는 인도의 생산용량이 10배, 베트남과 태국의 용량이 각각 2배씩 증가할 전망이다. 웨이퍼의 경우 생산량이 사실상 전무했던 미국이 세계 3대 생산국이 되고 폴리실리콘은 중국의 집중도가 계속해서 커질 전망이다.

중국과 EU, 미국은 2022년 세계 배터리 생산용량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중국이 단일국가로 75%의 점유율을 보였으며 EU와 미국은 각각 8%, 7%를 차지했다. 발표된 모든 배터리 제조 프로젝트가 실현된다면 3개 지역의 공급망 집중도는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비중은 전 세계 설비 생산용량의 약 2/3 수준으로 소폭 감소하는 반면 미국과 EU의 비중은 각각 15%, 11%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가별 비중 변화에는 ‘기가팩토리’급 프로젝트 발표가 큰 영향을 미쳤는데 계획된 최대 규모의 프로젝트는 미국 테슬라의 설비로 연간 생산용량이 200GWh에 달하며 이는 현재 전 세계 배터리 생산용량의 약 13% 수준이다.

배터리 생산용량 증설을 견인하는 전기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성숙하고 있지만 태양광이 발전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 확대 속도에 비하면 더딘 수준이다. 2019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2.6%에 그쳤던 전기차의 판매 비중은 2022년 14%에서 2023년에는 1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 많은 국가에서 전기차의 시장 점유율이 증가하고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이 확대되면 세계 배터리 제조 환경과 지역 집중도는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육상풍력 장비의 경우 발표된 프로젝트에 따르면 중국이 2030년까지 전 세계 설비 생산용량의 55∼65%를 차지하고 해상풍력 장비는 최대 70∼80%를 장악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2년 육상풍력 나셀 제조는 중국이 세계 생산용량 60% 이상을 차지하고 그 뒤를 EU(15%)와 미국(10%)이 뒤따르는데 현재까지 발표된 용량 증설 프로젝트가 모두 실현되더라도 2030년까지 이 비중이 크게 변화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해조와 열펌프는 미국, 중국, EU가 2022년 전 세계 생산용량의 약 80%를 차지했는데 중국이 전해조 설비 생산용량의 약 40%를 차지하고 EU와 미국은 각 20%를 보유했으며 열펌프는 중국과 미국, EU의 점유율이 각각 35%, 25%, 20%로 나타났다.

발표된 모든 프로젝트가 실현된다면 전해조 제조의 지역 집중도는 2030년까지 소폭 낮아져 중국과 EU가 각각 세계 설비 생산용량의 25%씩을, 그리고 미국이 20%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가 용량 증설 발표가 없다면 중국과 EU, 미국의 열펌프 생산용량 보유 비중은 80%에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국 정책

미국의 탈탄소 목표 달성을 지원하는 청정에너지 사업 전략을 위해 2022년 8월 제정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은 에너지와 기후부문 투자에 약 3700억 달러를 할당했다. IRA는 제조사를 위한 생산세액공제와 수요 진작을 위한 소비자 인센티브 등을 통해 미국 내 청정에너지 제조 규모 확대에 600억 달러 이상을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미국 내 청정에너지 기술설비의 개발 사업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IRA에 따른 인센티브와 신규 요건의 효과는 특히 배터리 제조에서 두드러졌다. 2022년 8월부터 2023년 3월까지 주요 전기차와 배터리 제조사들이 북미 전기차 공급망에 총 520억 달러의 투자를 발표했다. 이 중 50%는 배터리 제조이고 배터리 부품과 전기차 제조가 각각 20%를 차지했다.

태양광 산업에도 상당 규모의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며 발표된 프로젝트가 모두 실현되면 2022년까지의 누적설비용량 7GW에 더해서 2030년까지 추가로 35GW가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

풍력과 전해조, 열펌프의 경우 보급 속도가 더욱 느릴 것으로 예상되는데 발표된 전해조 프로젝트 파이프라인을 보면 2030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0%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며 열펌프 생산량과 풍력발전 부품 생산량은 2030년까지 APS 보급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각각 두 배, 세 배 이상 증가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3월 발표된 ‘넷제로 산업법(NZIA)’은 EU의 기후 및 에너지 목표 달성에 필요한 기술의 최소 40%를 역내에서 제조한다는 목표 하에 EU의 청정에너지기술 설비의 생산능력 강화를 위한 조치를 제안하고 있다.

NZIA는 규제 환경 일원화와 더불어 8개 우선순위 넷제로 기술 제조에 관한 공급망 다변화 개선, 숙련된 노동력 양성, 혁신 기술에 대한 실험, 공급망 모니터링, 성과 추적을 위한 프레임워크 수립 등을 위해 EU 내부 협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청정기술 설비 공급망에서 EU의 수입의존도를 고려할 때 NZIA는 지난 3월 발표된 EU의 ‘핵심원자재법(CRMA)’과 연계될 것으로 보인다. CRMA의 목표는 ▲가치사슬의 서로 다른 단계에서 EU역량 강화 ▲EU의 원자재 수입 다변화 ▲모니터링과 리스크저감 역량 향상 ▲핵심원자재의 지속가능성 및 순환성 향상 등을 통해 역내 핵심 원자재의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공급을 확보하는 것이다.

NZIA와 CRMA 등이 생산용량 확대에 미치는 영향을 가늠하기는 아직 너무 이르지만 지금까지 발표된 프로젝트를 분석해보면 일부 기술에 대한 정책 목표 달성에서 상당한 성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므로 발표된 프로젝트가 실현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 환경이 필요하다.2021년 출범된 중국의 ‘제14차 5개년 계획’은 청정기술 설비 생산을 위한 지원을 계속하며 이를 통해 2030년 이전에 이산화탄소 배출량 정점 도달 후 하락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10년 이상 지속된 청정기술 설비 생산을 위한 정책 지원으로 중국은 전 세계 최대 청정에너지 기술과 부품 생산국이 됐으며 중국은 이를 더욱 공고히 하고 점유율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중국은 APS의 2030년 예상 자국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충분한 태양광과 풍력 생산량을 이미 2021년에 보유했으며 2022년에도 설비용량이 계속해서 증가해 태양광은 190GW, 풍력은 62GW에 달했다. 이는 부분적으로 수출 시장 성장에 기인하며 설비 생산용량이 자국의 수요보다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배터리는 기존 생산량만으로는 APS의 2030년 중국 내 수요를 충족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나 발표된 프로젝트가 모두 실현된다면 2030년 APS 수요의 약 2배를 공급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의 고효율 태양광 모듈을 위한 ‘생산연계인센티브(PLI)’제도가 2단계에 들어갔다. 폴리실리콘, 잉곳, 웨이퍼, 전지, 모듈의 자국 내 통합 제조설비 구축을 위한 인센티브가 1단계의 약 6억 달러에서 24억 달러로 확대됐다.

인도 정부는 PLI 2단계를 시행하면서 추가로 약 40GW의 설비 생산용량 프로젝트를 선정했는데 1단계에는 약 9GW 규모의 프로젝트를 계약한 바 있다. 또한 정부는 인도 제조사들이 경쟁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태양광 모듈과 전지에 대한 관세를 인상했다.

2021년 말 발표된 첨단 화학전지 배터리 저장설비에 대한 PLI 역시 확대되고 있다. 50GWh의 생산능력을 구축한다는 목표 하에 인도 내에서 배터리 제조를 확대하기 위해 총 22억 달러를 할당했다. 2022년 3월 총 연간 50GWh를 공급 할 수 있는 다수의 프로젝트에 자금이 지원돼 설비가 2년 내에 구축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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