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 2009)
천사와 악마(Angels & Demon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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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9.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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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입자물리 연구소(CERN)에서 우주 탄생의 비밀을 밝히기 위한 빅뱅 실험이 진행된다. 거대 강입자 가속기(Large Hadron Collider, LHC)를 이용해 양성자를 가속, 충돌시켜 반물질(反物質, antimatter)을 생성시키는 실험이다.

물리학자 비토리아(아예렛 줄러 扮)와 동료 실바노는 빅뱅 실험을 통해 반물질 개발에 성공하지만 실바노가 살해당하고 반물질이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한다.

한편 하버드대 종교학 교수인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 扮)은 교황청으로부터 살해된 과학자의 사체에 찍인 낙인에 대한 암호 해독을 의뢰받는다.

이 낙인은 이미 세상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반 기독교 조직 ‘일루미나티’의 상징인 앰비그램으로 일루미나티는 4명의 교황 후보를 한 시간에 한 명씩 살해하고 마지막에는 CERN에서 탈취한 반물질로 바티칸을 폭파시킬 것이라며 위협한다. 로버트 랭던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일루미나티의 실체에 접근하게 되는데…….

천사와 악마(Angels and Demons)는 댄 브라운의 소설을 영화한 것으로 이미 소설과 영화 모두 대히트를 거두었던 다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 2006)의 두 번째 시리즈물이라고 할 수 있다.

뷰티플 마인드(A Beautiful Mind, 2001)로 아카데미 감독상을 수상했던 론 하워드가 다빈치코드에 이어 다시 메가폰을 잡았고, 필라델피아(Philadelphia, 1993)와 포레스트 검프(Philadelphia, 1993)로 2년 연속 아카데미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명배우 톰 행크스가 다빈치 코드에 이어 기호학자 로버트 랭던 역을 계속 맡았으며, 밴티지 포인트(Vantage Point, 2008)의 아예렛 줄러와 아일랜드(The Island, 2005)의 이완 맥그리거 등이 공연하고 있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일루미나티(Illuminati, 光明會)는 1500년경 물리학자, 수학자, 천문학자 등 이탈리아에서 가장 개화된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교회가 진리를 독점함으로써 전세계의 과학적 계몽을 방해하고 위협한다는 데에 의견을 모아 만든 비밀결사 단체로, 당시 지동설을 주장한 갈릴레이 갈릴레오가 종교재판에 회부되어 탄압을 받았다는 역사적 사실에 기초하여 댄브라운이 상상으로 만들어낸 허구의 단체이다.

일루미나티가 가상의 단체인 반면, CERN는 실제 유럽에 존재하는 연구소이며 반물질 역시 현대과학에 의해 실체가 밝혀진 물질이다.

CERN은 대형 입자가속기로 유명한 연구소로 일반 대중에게는 인터넷을 활성화시킨 월드와이드 웹(WWW)을 개발한 것으로 더 유명하다. 실제로 이 영화처럼 CERN에서는 지난해에 스위스 제네바 인근 지하 100m 아래에 둘레 27km의 거대한 터널을 묻고 이 안에서 입자가속기를 이용하여 양성자를 가속하고 충돌시켜 궁극의 물질을 찾아보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반물질은 1920년대 디랙이라는 물리학자가 방정식을 통해 이론적으로 예견한 물질로, 우리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질이 양성자, 중성자, 전자 등의 소립자 만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알지만, 이와 달리 반대의 성질을 갖는 반양성자, 반중성자, 양전자로 구성된 물질이 우주에는 존재할 수 있으며 이를 반물질이라고 한다.

반물질은 우주 탄생의 비밀을 해결하기 위한 단서를 제공하기 때문에 반물질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데 물질과 반물질이 만나 쌍소멸을 통해 금방 소멸하기 때문에 관측이 매우 어려운 물질이다. 특히 아인슈타인의 질량-에너지 등가공식에 따르면, 반물질의 경우는 물질과 만나면 쌍소멸을 통해 질량 자체가 제로가 되어 없어지기 때문에 에너지로 바뀌는 비율이 100%가 되어 영화처럼 강력한 폭발력을 갖는 무서운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래서 공상과학 영화인 스타트랙에서도 엔터프라이즈호라는 우주 전함이 매우 빠른 속력을 낼 때는 강력한 에너지가 방출되는 물질-반물질의 반응 엔진을 사용하도록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영화 ‘천사와 악마’는 갈릴레오를 앞세운 일루미나티라는 반 기독교 비밀단체를 전면에 내세우고, 실제 존재하는 연구소와 그럴듯한 현대 과학 이론을 등장시켜서 그런지 종교와 과학의 대립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사실, 중세 기독교 사회에서 과학은 ‘공공의 적’으로 몰리곤 했다. 당시 과학자들이 주장했던 지동설은 하나님이 지구를 창조하고 그 속에 인간을 만들었다고 주장하던 중세 교회의 천동설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급진적이고 위험한 발상이었다.

그래서 가톨릭의 수사이자 철학자로 생명체설을 주장했던 조르다노 부르노는 이단으로 몰려 교황청으로부터 화형을 당했고, “그래도 지구는 돈다”라는 유명한 일화를 남겼던 과학의 아버지로 불린 갈릴레오 갈릴레이도 종교 재판에 회부됐다.

올해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이 출판된지 150년 되는 해로 대표적 과학의 산물인 ‘종의 기원’ 역시 많은 사례와 논리적 근거로 무장하여 가톨릭의 창조론과 대립하고 마찰을 빚고 있다. 그래서인지 최근 리차드 도킨스 교수는 ‘만들어진 신’에서 종교는 모든 악의 근원이라는 말까지 하고 있다.

인류가 오래전에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바라보며 태양을 경외하고 신성시 했던 시절의 마음으로 종교를 바라보는 시대는 지나간 것 같다. 역사를 통해 그동안 종교가 범한 잘못이 밝혀지고 과학이 발전하여 우주여행이 가능한 시대가 된 만큼, 종교 또한 시대에 걸맞는 이론과 논리가 필요해진 시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무조건적인 복종과 믿음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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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규호 2009-09-13 17:39:06
필자는 무신론자 인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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