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 이야기
'특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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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4.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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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김찬기 전력연구원 차세대신기술그룹 선임연구원

어린시절부터 특허하면 생각나는 것이 있다. 양들이 멀리 못 움직이게 철사 울타리에 가시철사를 고정시킨 이야기던가 아니면 연필에 지우개를 매단 이야기 등등. 생활 속에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서 고민하던 것을 해결한 것이 히트를 쳐서 많은 돈을 번 이야기를 듣고 배웠다.

한때 나도 특허·발명하면 과학자가 떠오르고, 과학자하면 천재 또는 비범한 사람이 떠오르곤 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발명을 할까 하는 생각에 며칠을 고민한 경우도 있었고 생각이 떠오르지 않아 자포자기하면서 나는 발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지금 그때를 생각하면 그 당시 내가 들었던 특허 이야기가 발명이라는 것은 먼 것이 아니라 가까운 거라는 하나의 동기부여를 했지만, 발명을 하기 위해서 투자해야 하는 많은 시간과 노력 그리고 원칙을 알지 못했다. 그러면서 나는 발명에 대한 몇 가지 원칙을 알게 되었다.

첫째, 발명은 많은 노력과 연구를 요한다는 사실이다.

즉 Newton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과가 떨어지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자연현상을 수학적으로 증명하였기에 그 사람이 유능하고 그가 법칙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왜 떨어지느냐고 누군가가 물었을 때 ‘그냥 떨어져’, ‘왜 쓸 때 없는 것을 물어?’, ‘하나님의 오묘한 법칙을 다 알려고 하지마’라고 대답하면 그것은 발견과는 거리가 있는 것이다.

즉 자신의 이론을 증명하고 보여줄 수 있는 수학적인 배경이나 기술 그리고 이론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에너지를 한번만 주입하면 영원히 돌아가는 영구기관(永久機關)이 아직도 연구된다는 것, 그것도 학문적인 기초가 없는 사람들에 의해서 연구되고, 또 자포자기 된다는 것을 볼 때 얼핏 생각하면 될 것 같은 사실도 수학적으로 분석하면 말이 안되는 일을 많이 본다.

둘째, 쉬운 것은 쉬운 것이고 어려운 것은 어려운 것이다.

예전에 어떤 분을 만났다. 그 분이 이야기하는 바로는 세상에 이럴 수가 있는가 하는 것이었다. 이유는 안경에 뭔가를 부착하여 편리한 것을 만들어서 어떤 분에게 보여주었는데 그 사람이 그것을 도용해서 먼저 특허를 내고 상용화했다는 것이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그분은 2가지를 잘못한 것 같은데, 첫번째가 너무 쉽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보여주었다는 경솔함과 두번째로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아이디어성 발명은 오래가지 못하고 다른 형태로 재생산 될 수 있다는 점을 모른 것이었다. 아이디어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높은 기술력과 남들이 감히 흉내내지 못하는 기술력을 가미시킨다면 특허의 수명을 좀 더 오래가지 않을까 한다.

셋째, 발명에는 원칙이 있어야 한다.

최근에 겪은 일이다. 제어설비에 문제가 있어 제어보드를 검사하려는데 검사하려면 1억 원짜리 측정 장비 1대와 5000만원짜리 오실로 스코프가 있어야 한다는 말을 들었다. 나는 그때 깜짝 놀랐다. 그리고는 이것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했다. 실험실이나 연구소에서는 시스템을 개발하려고 할 때 이러한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지, 공장과 같은 현장에서 제어보드의 신호를 측정하려고 하는데 고가의 장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는 설계개념이 뭔가 잘못됐다는 판단이다.

즉 시스템은 단순하고, 조작이 쉬워야하며, 간단한 장비로 모든 것을 검사할 수 있어야 우수한 제품이라는 원칙에 벗어나는 것이다.

연구나 발명을 하는데 있어서 어떤 원칙을 가지고 제품을 바라보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이제품의 가격을 줄이지라는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보면 뭔가가 나올 것이고, 어떻게 하면 제품의 성능을 높일까하는 관점에서 제품을 바라보면 그것에 대한 해결책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이다.

발명에 있어서 원칙이라고 하는 것은 가격적인 관점이냐, 성능적인 관점이냐, 아니면 편리성이냐 하는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연구나 발명에 있어서 원칙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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