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한수원 내부소통, 이대로 괜찮나?
[기자수첩] 한수원 내부소통, 이대로 괜찮나?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2.06.14 1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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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갖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그런데 한수원이 과연 현재의 어려움을 딛고 한층 굳건히 설 수 있을지 기자의 물음표는 갈수록 더해지고 있다. 이는 직원들 사기를 꺾는듯한 행보에서 더욱 그렇다.

이같은 의문은 지난 11일 김균섭 신임 사장 취임날 당시에 극명히 드러난다.

한수원 사람들에 따르면 그날 11시에 취임식이 진행되는지 아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고 한다. 주요 처·실장들의 경우에도 그날 오전에야 알았고, 일부 직원들은 10시30분경 사내 공지방송이 있고서야 인지했다고 한다.

다른 사안도 아니고, 회사는 물론 원자력분야 전체가 극도로 어려운 상황에서 이를 해결하고 새롭게 탈태환골 하라고 임명받은 신임 사장이다. 그렇다면 그 취임식의 의미는 결코 적다고 볼 수 없다. 때문에 모두의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외부는 물론이고 내부 사람들까지도 알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같은 상황은 기자들과의 최접점인 홍보실 인원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들은 내부 정보와 대화, 즉 소통이 고리 1호기 사건 이후 저하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 김종신 전 사장이 본인의 사퇴와 관련해 그 책임의 소재를 홍보실에 두고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는 후문도 있다. 고리 1호기 사건이 발생한 이후, 본인의 과오도 있지만 홍보실에서 관련 기사를 막지 못해 파문이 더욱 커졌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는 전언이다.

만일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김 전 사장의 잘못된 판단이라고 지적하고 싶다. 홍보부서는 기사를 막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회사의 활동을 사실대로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부서다. 따라서 홍보부서가 일을 더욱 잘하기 위해서는 내부의 소통이 원활해야 함은 물론이다. 만일 홍보실의 움츠러드는 듯한 흐름이 새로운 사장이 부임한 이후까지 그대로 답습된다면, 새로운 한수원에 대한 기대는 난망일 뿐만 아니라 그에 비례해 기자의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지난 13일 사퇴한 김선재 한수원 노동조합 위원장 사안도 그렇다.

한수원 노조측 이야기를 듣자면, 김균섭 사장 취임후 노조 사무실을 방문했을 당시 직원 인사이동 문제는 노사협의회를 거친 후 결정하자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한다. 그런데 12일 새벽 갑작스레 인사이동이 단행됐고, 직원 강제인사이동을 저지하겠다는 것이 김 위원장의 약속사항이기도 했던 만큼, 김 위원장은 이에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

여기에서 기자는 인사이동의 잘못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다. 사측이 납품 등 토착형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일정기간 한 사업소에 머무른 직원들을 타 사업소로 순환하겠다는 뜻도 이해할 수 있다. 다만 이번 인사이동이 그렇게도 급박한 사안이었는지, 또 이에 반대하는 노조와 지속적으로 대화를 이어갈 수 없었는지는 의문이다. 이 역시 노조와의 대화를 단절하겠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한수원이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기자는 한수원이 올해의 어려움을 계기로 과거 잘못됐던 점들을 훌훌 떨치고 바로 서길 바라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활기차고 보람차게 일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먼저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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