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철 선생의 작품세계
그림 속에 우리의 삶과 인생이 들어있다
윤호철 선생의 작품세계
그림 속에 우리의 삶과 인생이 들어있다
  • 김규훈 기자
  • kghzang@energydaily.co.kr
  • 승인 2012.11.22 17: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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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호철 개인전, 25일까지 KBS 부산방송총국 KBS갤러리

 
지난 11월 1일부터 부산 바다갤러리 ASIA 미술대전 전시장에서 유난히 인기를 끈 작품이 있었다.

일필휘지의 사실적인 붓 자국 앞에서 사람들은 발걸음을 멈췄고, ‘야! 정말 눈 앞에 있는 게 그림맞아?’ ‘너무 똑같네’라는 말이 흘러나왔다.

윤호철선생의 ‘붓(Brush)' 그림을 두고 하는 말이었다. 그때 선보였던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이 작가의 그림을 KBS 부산방송총국 KBS갤러리에서 지난 19일부터 오는 25일까지 선보이고 있다.

풍속화시리즈 45점. 화폭 속에 자연스럽게 흘린 먹물의 흘림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상상을 해본다. 먹물을 머금은 붓으로 장지 바닥을 힘차게 내려쳤을까? 일필휘지의 풍속화들 속의 사람들이 살아 움직인다. 신비롭고 웃음이 절로나온다.

그 한가운데 놓인 붓도 붓 끝의 털 한 올 한 올이 모여 자유로움이 묘사 돼 있다. 손잡이 부분엔 음영을 더해, 붓을 움켜쥐고 싶은 강렬한 욕망이 분출한다. 살아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내 “아, 아니었구나”하고 관람객은 그림인 것을 그제야 다시 깨닫는다.

자연스러움과 정확성, 재빠른 붓질과 다정한 색채감각으로 그림과 현실의 세계를 분간하기 어렵게 하는 작가의 솜씨에 감탄사가 나온다.

그는 한지 위에 먹물을 머금은 붓을 빠른 손길로 휘둘러 그 퍼짐의 흔적과 농담을 통하여 사실적으로 풍자를 묘사한다. 빠르게 한 순간 살아 움직이는 듯한 인간들의 탄생.

“생각한 대로 먹의 번짐이 나올 때까지 한 순간의 행위를 반복하죠.”

결과가 마음에 쏙 들면, 그 위에 수채화 물감으로 작업을 시작한다. 수채화 물감이지만 극히 미량의 물감만 사용해 한지 위에 물성이 드러나지 않도록 그리는 독특한 자연스러운 형식을 취한다. 먹물과 수채화 물감이 뒤섞였지만, 재료가 갖는 이질감이 쉽게 드러나지 않는 자연스러운 점도 특징이다.

스승으로는 죽농선생, 화담선생, 벽천선생으로부터 사사받았으며 그만의 독창성있는 풍속화를 그리고 있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더욱 유명하다. 동유럽 국가와 터키, 그리스, 이집트 아제르바이잔에서의 전시는 항상 성황이었고 그의 그림 모두가 팔리는 진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35년 전부터 붓을 자연스럽고 빠르게 흘리는 방식을 작품의 주요 모티브로 삼았다. 그때 우연히 붓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고.

그가 처음부터 붓으로 먹물을 사용해 풍속화를 그린 것은 아니었다. 1974년 무렵부터였다.
 
“처음에는 먹물이 번진 흔적까지 직접 그렸지만, 역동적인 힘이 약했죠.”

그래서 일필휘지의 기법을 시도 했단다. 붓으로 먹물을 사방으로 퍼지게 하면서 좀 더 자유롭고 강렬한 인간미 넘치는 풍속과 자유스러운 고스톱판의 인간내면을 표현하게 됐다.

작가는 동양의 정신적 철학과 사상의미를 함축할 수 있는 방법이 붓과 먹이라는 소재를 통해 흰 여백의 상징적 공간 속에 적극적으로 자유와 자연스러움을 구성했다.

붓은 사실적이지만 붓 행위는 행위예술이라 했다.

“그렇게 보면, 내 그림에는 인간내면 속에 있는 동양철학의 휴머니즘이 공존합니다.” 윤호철 선생의 그림 속에는 유머스러운 해학적인 인간삶 속의 생활의 풍자를 자연스럽게 화폭에 담아 우리들 인생의 삶을 뒤돌아보게 하고 있었다.
 
 

그림속의 자유로 인생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려...
윤호철 선생

▲ 개인전을 연 윤호철 선생
내가 추구하는 예술의 표현방식은 적절한 여백미를 활용함과 나만의 농담(색채)을 구사하여 온화한 그림세계를 추구하면서 일필휘지로 빠른 붓질을 통해 작품을 표현하고 있다.

그 어떤 규정된 장르의 범주로도 간주할 필요가 없는 거리낌 없는 빠른 붓놀림으로 출발한다.

이른바 미술이론이라는 규정조건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장르의 고유성을 유지하는 다중적인 공전의 기본 법칙으로 하여 각기 다른 장르의 요소들이 어떻게 미적 감각으로 공존할 수 있느냐에 관하여 나만의 기법을 지속적으로 연구하고 풍속도를 창작하고 발전시켜오고 있다.

감상자로 하여금 그려진 그림의 대상과 실제 상황으로 생각하도록 유도하고자 하였으며 그림을 통하여 우리의 인생살이의 삶과 생활을 통해 자신과 내 주변을 뒤 돌아 보면서 생각하고 고뇌하면서 아름다운 인생이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동안 현대미술세계 속에는 형식의 고착화 된 스타일을 추구하는 작가들의 정체성들을 타파하려고 노력해 왔다. 그 결과 정해진 행동방식의 작업의 테마를 벗어나 나만의 수묵과 농담을 통해 풍속과 해학과 철학이 숨어있는 작품세계가 언젠가는 주목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 단서는 미술세계의 정해진 기법과 경계를 벗어나 내부와 외부의 자유스러운 관계와 개방을 통해 예술적 사고에 있어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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