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포 미드나잇(Before Midnight, 2013)
비포 미드나잇(Before Midnight,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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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0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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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에단 호크 扮)는 공항에서 아들과 작별한다. 이혼한 아빠로서 같이 있어주지 못하는 미안한 마음에 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지만, 서먹서먹 하기만 하다.

제시는 아들과 작별한 후 재혼한 아내 셀린느(줄리 델피 扮)와 두 쌍둥이가 자고있는 자동차로 돌아온다.

무거운 마음 때문인지 집으로 돌아오는 자동차 안에서 아내 셀린느와 전처의 아이 양육문제로 말다툼을 하게되고, 집에 와서는 다시 직장, 이사문제 등으로 말다툼을 계속한다.

아름다운 그리스로 휴가를 떠나게 되지만, 제시와 셀린느는 휴양지에서도 사사건건 서로 말꼬리를 잡아가면서 다툰다.

과연 제시는 이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고 다시 이전처럼 행복하게 지낼 수 있게 될까……?

 
영화 <비포 미드나잇, 2013>은 소위 비포(before) 시리즈의 완결판으로 앞선 두편의 <비포 선라이즈, 1995>와 <비포 선셋, 2004>에 이은 마지막 세 번째 영화에 해당된다.

1995년에 제작된 1편 <비포 선라이즈>가 제시와 셀린느가 유럽 횡단열차 안에서 우연히 만나, 비엔나에서 꿈같은 하루를 보낸 후 6개월 뒤 플랫폼에서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 것을 그렸다면, 9년이 지난 2004년에 제작된 2편 <비포 선셋>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제시가 파리의 오래된 서점에서 운명처럼 셀린느와 재회하는 것을 그렸다.

이제 비포 시리즈물의 마지막에 해당되는 3편 <비포 미드나잇>은 또다시 9년이 흐른 2013년, 제시와 셀린느는 7살짜리 쌍둥이 딸을 둔 부부가 되어 티격태격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 비포 미드나잇의 감독은 시나리오 작가, 소설가, 연출가 등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며 베를린 영화제에서 최우수감독상을 수상한 적이 있는 링클레이터가 1·2편에 이어 3편의 메가폰을 잡았으며, 범죄 드라마 <트레이닝데이>의 에단호크가 제시 역을, 로맨틱 코미디 <뉴욕에서 온 남자, 파리에서 온 여자>의 줄리 델피가 셀린느 역을 여전히 변함없이 맡고 있다.

일반적인 시리즈물이 감독과 배우가 중간에 교체되는 것과 달리 ‘비포’ 시리즈는 1, 2, 3편 모두 한 감독이 동일한 주연 배우를 출연시켜 제작한 점이 특이하다.

그래서, 영화를 보는 관객들은 18년의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배우들의 생각이나 습관을 잘 알고 있어 쉽게 영화에 동화되어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또다른 재미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되어 가는 배우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1편 비포 선라이즈에서는 누가봐도 첫눈에 반할만큼 매력적인 이십대의 풋풋함을 갖고 있는 제시와 셀린느를 만날 수 있으며, 2편 비포 선셋에 이르게 되면 이들 중년의 원숙함을 볼 수 있다. 이제 마지막, 비포 미드나잇에서는 머리가 헝클어지고 몸매가 볼품없어진 노년의 이들 모습을 보게 된다.

이런저런 재미 때문인지 비포 미드나잇은 인디와이어(Indiewire)가 선정한 2013년 상반기 최고의 영화에 선정되었으며, 국내에서도 소리소문 없이 많은 관객을 동원하여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 비포 시리즈는 한편의 인생 드라마이다. 인생의 만남, 헤어짐, 재회, 그리고 갈등과 화해가 교차하는 사이클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사실, 사이클이 반복되는 것은 인생 말고도 대자연도 그러하다. 변화가 반복되는 사이클은 삼라만상을 작동시키는 기본 법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기본법칙을 작동시키는 기전력은 사물의 고유 안정성(inherent stability)이다.

고유 안정성은 변화에 대응하여 자연스럽게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려는 성질을 말한다. 그래서, 제시와 셀린느는 헤어졌다가 다시 원래로 돌아가기 위해 만나고, 부부가 되어서는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기 위해 사사건건 다툰다는 것이다.

이런 반복 사이클은 정보기술(IT) 트렌드를 봐도 쉽게 확인된다. 대형 컴퓨터가 주도했던 오래전에는 중앙에서 모든 것을 집중 관리하는 호스트-터미널 방식이었다. 그러던 것이, 퍼스널 컴퓨터가 등장하면서 클라이언트-서버 방식이 모든 자원을 뿔뿔이 분산시켜 놓았다. 다시 최근에는 인터넷이 등장하면서 클라우드컴퓨팅 기술로 모든 자원이 통합되는 추세이다.

미시세계에서도 이런 법칙은 마찬가지이다. 원자력발전소의 원료인 우라늄(U-235)은 연쇄반응이 일어나면 무한급수적으로 폭주하여 원자폭탄이 될 듯 하지만, 실은 그렇지 않다.

원자로의 출력이 상승하면 감속재의 온도가 높아져 팽창하게 되고, 그러면 감속재의 밀도가 감소하기 때문에 중성자는 감속이 어렵게 되어 자연적으로 온도가 낮아져 스스로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게 된다(이것을 감속재 온도효과라고 한다).

마치, 우리 몸에서 열이나면 땀이나서 체온을 낮추는 것처럼 원자로내의 물질들은 온도가 올라가면 물질 스스로 온도를 낮추는 자연적인 안전장치 역할을 한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원자력산업은 그동안, 척박한 환경에서 부단한 노력과 기술개발로 자체 개발한 원전을 해외에 수출할 정도로 승승장구하고 있었다.

그러던 원자력산업이 최근에 원전 비리로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감속재 온도효과처럼 원자력이 갖고 있는 고유 안정성으로 이 어려움을 슬기롭게 극복해 원자력 산업이 다시 안정화 단계에 이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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