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바로잡기] 겨울왕국(Frozen, 2013)
[영화 바로잡기] 겨울왕국(Frozen,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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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2.2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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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의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신비스러운 힘을 갖고 태어난 아렌델 왕국의 첫째 공주 엘사는 그 힘 때문에 어린 시절을 방에 갇혀 홀로 지내야만 했다.

그러나 여왕으로 즉위하는 날, 엘사는 자신의 냉각 능력을 숨기기 위해 낀 장갑을 동생 안나가 빼앗는 바람에 냉각 능력을 통제할 수 없어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주변을 모두 얼려버린다.

결국 엘사는 자신의 저주스러운 힘이 두려워 왕국과 안나를 뒤로한 채 두려움에 떨며 홀로 산으로 도망쳐, 렛잇고(Let it go)를 부르며 얼음성을 만들고 그곳에서 혼자 산다.

한편 동생 안나는 겨울 왕국으로 변한 아렌델을 구하기 위해 얼음장수 크리스토프와 함께 순록 스벤을 타고 언니 엘사를 찾아 나서는데…….

 
영화 겨울왕국은 그동안 미녀와 야수(1991), 라이온 킹(1994) 등 무수한 명작 만화를 만들어 내었던 할리우드의 대표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인 월트디즈니가 만든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타잔(2001)을 제작한 크리스 벅과 제니퍼 리가 공동으로 제작했으며, 영화속에 등장하는 렛잇고는 뮤지컬 위키드의 녹색마녀로 열연해 토니상을 수상한 이디나 멘젤이 불러 온라인상에서 수많은 패러디를 만들어 내고 있는 중이다.

겨울왕국은 전 세계적으로 8억6000만 달러가 넘는 흥행수입을 올렸으며, 국내에서도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중 현재까지 최고 기록을 갖고있는 쿵푸팬더2(506만명)의 기록을 가뿐하게 뛰어넘어 관객 800만명을 돌파하고 있으며, 역대 외화 흥행 3위를 기록중이다.

겨울왕국은 애니메이션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우는 '제41회 애니 어워드'에서 감독상,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 목소리 연기상, 음악상, 디자인상을 수상하여 5관왕의 영예를 안았으며, 오는 3월에 개최될 '제86회 아카데미 시상식'에도 최우수 장편 애니메이션상과 주제가상 후보에 올라있다.

이렇게 작품성과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겨울왕국의 원작은 1845년에 발간된 안데르센의 명작동화 ‘눈의 여왕’이다.

원작에는 카이라는 소년과 겔다라는 소녀가 주인공이고 눈의 여왕은 사악하게 그려져 있지만, 월트디즈니는 원작에서 사랑이라는 기본 모티브만 빌려오고, 카이-겔다 대신 엘사-안나 자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월트디즈니가 지금까지 고수해왔던 백마탄 왕자가 입맞춤을 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끝나던 공주-왕자를 언니-동생으로 바꾸어 관객에게 반전과 신선감을 주고 있다.

엘사가 산에서 부르는 렛잇고를 보면, Let은 허락한다는 뜻이고, it은 저주받은 힘(냉각능력)을 말하고, go는 멀리 간다(보낸다)라는 뜻이므로, 그동안 자신이 가두어 놓았던(속박) 저주받은 냉각력을 자유롭게 풀어준다는 의미다.

에너지 개념으로 보면, 구속은 자유로움보다 항상 에너지가 높은 상태다. 예를 들면 원자핵의 경우 내부의 양성자와 중성자가 핵력에 의해 강제적으로 속박돼 있어 에너지가 높은 상태다. 그래서 중성자로 충돌시켜 양성자와 중성자의 속박을 깨트려 자유로운 상태로 만들면 에너지가 높은데서 낮은데로 전이하고, 이때 에너지 차가 빛과 열의 형태로 방출되는데, 이것을 이용하는 것이 바로 원자력발전이다.

수력발전도 마찬가지다. 댐으로 가두어 놓은(구속) 높은 곳의 물은 수문을 개방하면 낮은 곳으로 자유롭게 떨어지면서 위치에너지 차만큼 운동에너지로 변화하는데, 이것을 이용한 것이 바로 수력발전이다.

높은데서 낮은데로 흐르는 것은 불변의 자연법칙이다. 열도 예외가 아니어서 항상 고온에서 저온으로만 흐른다. 뜨겁게 덥혀놓은 주전자의 물은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차가워지지만, 절대로 물이 스스로 저온에서 고온으로 이동해서 차가워진 물이 뎁혀지는 경우는 없다.

과학에서는 이런 일정한 방향성을 엔트로피(entropy)라고 부르며, 엔트로피의 속성을 통계적으로 규명한 사람이 열역학의 아버지로 불리우는 볼츠만이다. 아쉽게도 볼츠만은 자신이 발견한 이론 때문에 세상은 결국 열적 종말이 맞이하게 된다고 비관하며 자살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엘사처럼 주변의 온도를 순간적으로 낮추어 냉동시키는 일이 현실에서도 가능할까?

가능하다. 펌프를 이용해 낮은 곳의 물은 높은 곳으로 올릴 수 있듯이 열도 펌프질(heat pump)을 통해 저온부에서 고온부로 열을 반대 방향으로 이동시킬 수 있다. 그러면 열을 고온부로 빼앗긴 주변은 순간적으로 냉동이 된다.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냉장고가 바로 이런 히트펌프를 이용한 대표적인 가전이다.

이렇게 보면, 엘사는 인간 히트펌프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거대한 얼음성을 만들고 유지하기 위해 히트펌프에 들어가는 전력에너지가 원전 한호기에 맞먹는 다는 것은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이웃간, 집단간 불화와 갈등이 그치지 않고 있어 가뜩이나 추운 겨울이 더 춥게 느껴지고 있다. 에너지측면에서 보면, 인간의 욕심과 탐욕이라는 히트펌프에 의해 에너지가 높아진 상태라 할 수 있다.

겨울왕국에서 얼어서 죽어가는 안나를 살리고 아렌델 왕국을 녹인 것은 안나와 엘사의 사랑이다. 그리고, 사랑은 울라프가 말했듯이 “다른 사람이 원하는 걸 내가 원하는 것보다 우선순위에 놓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앉고 있는 문제를 치유하기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은 자신보다 타인을 먼저 생각하고 내가 양보, 희생하는 그런 사랑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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