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칼럼] 연결의 증가, 적당한 분리의 필요성
[E·D칼럼] 연결의 증가, 적당한 분리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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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6.12 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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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호 / 한국전기연구원 미래전략실 선임연구원

 
1960년대 하버드 대학 사회심리학 교수였던 스탠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은 한가지 재미있는 실험을 하였다. 그는 특정 인물(수취인)에게 보내는 편지를 작성한 후, 해당 편지를 무작위로 고른 사람에게 전달하였다. 그리고는 그에게 자신이 아는 사람 중에서 수취인을 알만한 사람에게 전달하도록 하였다. 이런 식으로 계속 전달하여 과연 편지가 배달 될 수 있을 것인지를 실험해 본 것이다. 결과는 예상했던 것보다 놀라웠다. 많은 편지들이 수취인에게 도착하였을 뿐만 아니라, 평균적으로 약 6명의 사람만을 거쳤던 것이다. 이 실험 내용은 분리의 6단계 이론(six degrees of separation)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 후 많은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 관련 연구자들이 비슷한 실험 및 연구를 진행해 왔다. 2010년 Sysomos사에서 52억 개의 트위터(Twitter) 관계에 대해 조사한 결과 트위터 상의 사람 간 평균 거리는 4.67명이라고 나타났다. 비슷한 시기인 2011년 11월에 페이스북(Facebook)의 데이터팀에서 7억2000만명의 사용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는 평균 4.74명으로 나타났으며, 페이스북의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그 거리가 계속 줄어들고 있다고 발표하였다. 오늘날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통해서 SNS를 이용하다보면, 몇 번의 클릭만으로도 전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 또는 유명한 사람들까지도 연결될 수 있는 자신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정보통신 기술이 발달해 오면서 사람과 사람 간의 연결(connectivity)은 점차적으로 확장되고 있다. 현대인은 기존보다 많은 사람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다양한 온라인 카페나 채팅방에 들어가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온라인상의 확장은 동호회 활동이나 번개 모임과 같은 오프라인상의 연결로 이어지기도 한다. 특히 교통의 발달로 이동 시간이 단축됨에 따라 생활권역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기존의 연결 확장을 제한하던 지리적 제약도 완화되고 있다. 이처럼 연결은 온라인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상에서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연결의 확장 또는 증가는 보다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주며, 정보나 생각을 빠르게 전달 또는 교환하도록 만들어 준다. 특히 기술혁신이나 연구개발 관점에서 보면, 기존에 풀지 못했던 문제들을 오픈함으로써, 국내·외의 다양한 참여자들을 연결하여 협력 기회를 제공하거나 관련 아이디어 및 해결 방안을 얻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연결의 확장 또는 증가가 좋은 방향으로만 흘러가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SNS를 통해 개인의 사생활이 침해되는 경우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허위사실의 유포에 따른 피해 사례도 심각하다고 알려져 있다. 인트라넷과 같은 경우도 보면, 평소에는 연결되어 있음으로써 데이터 공유를 통한 자원의 효율적인 활용 등이 가능하겠지만, 하나의 연결로 묶여있는 이 네트워크에 컴퓨터 바이러스라도 침투한다면 전체가 순식간에 감염될 수 있다.

결국 적당한 수준이나 범위 상에서의 연결과 분리의 조화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조조가 대패한 이유는 전략으로써 받아들인 연환계(連環計)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간과했기 때문임을 기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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