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APR1400' 신고리 3호기 준공 눈앞
[초점] 'APR1400' 신고리 3호기 준공 눈앞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6.01.2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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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부지정지공사 이후 9년만에 최초 계통병입
'제3세대' 원전 중 가장 앞서 상용화 전망… 기술력 입증
美 NRC 설계인증 본심사 진행중… 해외원전시장 개척 박차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APR1400(신형가압경수로) 노형에서 생산된 전력이 우리 생활에 사용되기 시작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로부터 운영허가를 받은지 78일만인 지난 15일 신고리원전 3호기가 최초 계통병입에 성공한 것이다.
APR1400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전기출력 1400MWe의 신형가압경수로 원전이다. 1992년부터 2001년까지 10년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2002년 5월 규제기관으로부터 표준설계 인가(DC, Design Certification)를 획득한 APR1400은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의 설계·건설·운영·정비를 통해 축적된 경험과 기술을 기반으로 신개념 기술을 도입, 안전성·경제성·운전·정비편의성을 향상시켰다.
특히 이번 신고리 3호기의 계통병입 성공은 '제3세대' 원전으로 평가되는 미국의 AP1000, 프랑스의 EPR 등 경쟁노형에 비해 가장 앞서 상용화를 목적에 두고 있다는 점에서 앞선 우리 기술력, 그리고 UAE 바라카(Barakah)원전에 이은 추가 해외 원전수출에 대한 기대도 높히고 있다.
신고리 3호기 최초 계통병입에 따른 의의를 짚어봤다.

▲ 신고리원전 3호기 최초 임계 기념식 모습
신형가압경수로 APR1400

APR1400인 신고리 3호기는 2009년 UAE 수출원전과 동일한 모델이며, 국내 최대인 140만kW급 원전이다.

APR1400은 기존 원전 대비 안전성과 경제성을 확보하고 증가하는 전력수요 충족을 위해 대용량 표준설계 개발을 목표로 추진됐다. APR1400은 한빛 3·4호기 이후 국내 개선형 한국표준형원전(OPR1000)을 참조원전으로 하고, 1980년대 중반 미국의 WEC(Westinghouse Electric Company)社가 개발한 1400MWe급 개량형원전인 System80+ 설계와 미국, 유럽의 강화된 사업자 요건(EPRI URD 등)을 참고로 국내·외 신기술을 반영했다.

APR1400은 우선 설계수명이 기존 40년에서 60년으로 연장됐고, 내진성능도 0.2g(규모 6.5)에서 0.3g(규모 7.0)로 5.6배 향상됐다. 또한 중대사고 대처능력 향상을 통해 노심손상빈도는 약 3배, 격납건물손상빈도는 10배 감소했다. 격납건물 수소 완화설비도 대폭 보강했다. 디지털제어설비 전면 적용을 통해 운전편의성도 대폭 향상시켰다.

APR1400은 이와 함께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DC) 취득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설계인증이란 원전 부지 특성에 따른 일부 설계를 제외하고, 원전 전체에 적용되는 ‘표준설계’에 대해 NRC의 안전성 평가를 인증받는 것이다. 설계인증을 취득하면 미국 내 원전건설시 해당 원전의 안전성을 사전에 인증받은 브랜드효과 뿐만 아니라 표준설계 인증에 따른 관련 심사가 면제돼 건설 및 운영 인허가 기간과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특히 향후 10년~20년 사이에 미국내 운영허가 만료 원전이 집중돼 있어 그 대체 신규원전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미국 인허가 여건상 최신 안전요건을 만족하는 설계인증 취득 원전만이 새로이 건설될 수 있기 때문에 향후 설계인증의 중요성과 효용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미국 웨스팅하우스社의 AP1000(개량형 가압경수로) 등 5개 노형만이 설계인증을 취득한 바 있으며, 프랑스 아레바社의 EPR(개량형 가압경수로)과 일본 미쓰비시의 APWR(개량형 가압경수로) 등 우리의 경쟁국 대표 원전들은 현재 설계인증 심사 중이다. 설계인증 본심사단계에서는 NRC 기술진이 설계 분야별로 안전성을 검증 및 평가하게 되며, 최종평가결과가 위원회 의결을 통과하면 미국 연방규정에 법제화돼 15년간 유효하게 된다.

APR1400의 NRC 설계인증에는 한수원을 비롯해 한국전력, 한국전력기술, 한전원자력연료, 두산중공업이 참여하고 있으며, 지난해 3월 사전심사를 통과했다. 현재 본심사가 진행중이며, 오는 2019년 3월 설계인증 취득을 목표하고 있다.

▲ 신고리원전 3·4호기 전경
신고리 3·4호기는?

신고리 3·4호기는 지난 2000년 1월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01년 2월 건설기본 계획이 확정된 이후 2006년 8월 설계 및 주요 설비 공급계약(종합설계용역, 원자로설비, 터빈발전기설비) 체결 및 2007년 3월 시공계약이 체결됐다.

2007년 9월 정부로부터 전원개발사업실시계획을 승인받아 부지정지공사에 착수했으며, 2008년 4월 3호기 본관기초굴착, 그리고 그해 10월에는 최초 콘크리트 타설에 착수했다.

이후 구조물 공사 및 기전공사, 계통별 상온기능시험을 수행하고 2013년 5월 고온기능시험을 완료했으며,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안전성심사를 거쳐 지난해 10월 운영허가를 취득했다. 신고리 3호기는 약 7개월여의 시운전시험을 거쳐 본격적인 상업운전에 돌입하게 된다. 신고리 3호기가 상업운전에 돌입하면 국내 25번째 원전이 되며, 4호기는 오는 3월 고온기능시험을 착수할 예정이다.

그러나 신고리 3·4호기 건설사업은 적지않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었다. 특히 커다란 파장을 불러 일으켰던 시험성적서 위조 사건에 따른 점검과 교체에만 1년6개월여가 걸리는 등 당초 계획보다 약 32개월이 지연됐다.

하지만 이같은 신모델 원전건설사업 지연은 여타 국가도 비슷한 현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관계자는 "미국의 AP1000, 프랑스 EPR의 신형원전 최초 건설과정에서도 시공불량, 기자재 제작, 설계문제 등으로 인해 1~10년 이상 공사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 현재 8기가 건설중인 AP1000의 경우 미국내 SUMMER 2·3호기는 최소 1년, Vogtle 3·4호기는 약 3년이 지연될 전망이다. 또 중국에 건설중인 샨먼 1·2호기는 약 2년, 하이양 1·2호기 역시 약 2년이 지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와 함께 4기가 건설중인 EPR의 경우 프랑스에 건설중인 플라망빌 3호기는 약 5년, 핀란드에 건설중인 올킬루오토 3호기는 약 10년, 중국에 건설중인 타이산 1·2호기는 약 3년이 지연될 전망이다.

▲ 지난해 9월 UAE 현지에서 진행된 바라카(Barakah) 원전 4호기 최초 콘크리트 타설 기념식
원전의 미래는…

원전은 보통 사업준비·건설준비단계(건설기본계획~착공)에 63개월, 건설단계(착공~선행호기 준공)에 56개월(신고리3 사업공정 59개월 적용) 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준비부터 준공까지 대략 10년이 걸리는 셈이며, 또 수명을 마친 이후에도 오랜 기간 여러 측면에 효과를 미친다.

가장 쉽게 경제적인 효과만 보더라도 신고리 3호기의 경우 총 공사비 6조8500여억원(원전은 2기를 하나의 발전소로 건설)이 투입됐으며, 공사과정에서 전체 고용인력 중 58%를 지역주민으로 채용했다. 특히 지역업체 계약건수가 3308건(전체 5003건 계약)에 달해 계약금액만 4505억원에 이르고, 지역주민 930명을 기능인력으로 양성했다.

현재 진행중인 시운전시험 과정에서 30억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자원시설세가, 그리고 상업운전 이후에는 매년 100억원(이용률 85% 가정)이 넘는 지역자원시설세가 지자체에 지원된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발전연료가격, 그리고 약 418만톤에 달하는 화석연료(유연탄) 수입대체와 유연탄 대비 연간 약 858만톤의 온실가스 저감효과는 물론이다. 물론 사용후핵연료 처리 문제 등 여러 사안을 고려했을 경우 원자력이 결코 싼 연료원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원자력계가 무겁게 받아들이고 고민해야 할 지적이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일부 국가에서는 원전 축소에 나서고 있지만, 원전을 이용하는 국가와 검토중인 국가 대부분은 여전히 원자력을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인식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에너지전망(World Energy Outlook) 2014' 보고서에서 2012년 자료와 비교해 2040년 원자력발전량은 약 1.9배, 설비용량은 약 1.6배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 인도, 아프리카, 중동 등 개발도상국에서의 원자력발전량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신규원전 건설을 계획 및 고려중인 국가는 42개국 488개 호기이며, 이중 대부분이 아시아와 유럽에 편중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해외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국내·외적인 신뢰회복과 함께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고리 3호기의 안전운영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2030년까지 160여기의 신규 원전이 건설 예정인 해외시장을 개척, 국가 경제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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