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저유가에도 ‘저탄소 경제’는 성장할 것인가
[초점]저유가에도 ‘저탄소 경제’는 성장할 것인가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6.04.07 1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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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진 환경인식… 그린산업 투자는 꺾이지 않는다
미국·중국의 그린산업 경쟁이 다른 선진국들 자극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저유가에도 불구하고 그린산업은 확대되고 있다. 지구온난화에 대한 위기감 확산과 G2의 저탄소 주도권 경쟁, 그린기술의 발전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린산업의 자생력이 강화되면서 그린산업이 IT산업과 함께 미래 산업 변화의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LG경제연구원이 최근 저탄소 경제의 성장에 대한 전망을 담은 보고서를 내놨다. <변국영 기자>

 


저유가 국면이 3년째 계속되고 있다. 유가 약세가 지속되면서 그린산업 성장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그린산업이 유가 흐름에 큰 영향을 받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4년 이후의 유가 급락 국면에서는 오히려 재생에너지 투자와 전기차 판매가 늘어나는 모습이다. 2015년 재생에너지 투자가 3290억 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전기차 판매는 전년 대비 71.6% 급증했다. 풍력발전 설비는 원자력 발전을 넘어섰고 미국의 대형 고급차 시장에서는 전기차인 테슬라 모델 S가 벤츠나 BMW 등의 내연기관 자동차의 판매 실적을 상회했다.



저탄소에 대한 전지구적 인식 고조
기상이변이 심화되고 빈번해지면서 지구온난화가 인류 생존의 문제로 자리 잡았다. 이로 인해 환경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고 이러한 기류가 선진국뿐만 아니라 개도국으로까지 뚜렷하게 확산되고 있다.

기후변화에관한정부간협의체(IPCC)가 보고한 인간 활동으로 인한 지구 온난화와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문제의 심각성에 대부분의 국가들이 동의하고 있다. 환경이 경제 보다 우선시 되는 모습이 개도국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최근 중국에서는 저유가로 인해 휘발유 가격의 인하 여지가 커졌지만 미세먼지 문제로 휘발유 가격 인하가 보류된 바 있다. 성장을 중시하는 개도국들까지 신기후체제에 참여하면서 선진국 위주의 반쪽짜리 교토체제가 신기후체제에서는 전세계 거의 모든 국가가 참여하는 체제로 확장됐다. 기상이변 심화 등 환경문제 악화가 저탄소 의지를 계속 자극하고 있는 것이다.



G2의 저탄소 주도권 경쟁
세계 경제와 온실가스 배출을 주도하는 미국과 중국이 과거와 달리 저탄소화에 적극적인 것도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자 2대 온실가스 배출국이고, 중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2대 경제대국이다. 이들은 국내 온실가스 감축과 그린산업 성장 기반을 강화하면서 신기후체제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셰일혁명을 발판 삼아 저탄소에 자신감이 높아졌다. 2001년 교토체제에서 탈퇴할 당시에는 미국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늘어왔다. 그러나 셰일혁명으로 천연가스 발전이 석탄발전을 대체하면서 2000년대 중반 이후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감소 추세로 돌아섰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의 도약 과정에서 셰일가스가 완충 역할을 할 것으로 자신하는 미국 정부는 지난해 8월에 청정전력계획을 세우고 발전소의 탄소배출량을 2030년까지 2005년 대비 32% 줄인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태양광과 전기차 등의 인프라와 인센티브를 확대하는 등 그린산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 역시 환경보호와 신산업 육성 등을 이유로 저탄소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은 석탄발전과 내연기관 자동차 확대로 미세먼지 문제가 심화되면서 환경보호에 적극적이다. 제조업에서 서비스업으로의 성장 구심점을 바꾸려는 노력도 중국의 저탄소화 행보를 촉진하고 있다.

2015년 재생에너지 세계 최대 투자국으로서 방대한 그린산업 내수시장을 가진 중국은 세계 최대 풍력 터빈(전세계 21.4%, 2014년 기준) 및 태양전지(전세계 60%, 2013년 기준) 생산국에서 전기차로까지 그린산업 강국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그린산업의 경쟁력 상승
그린기술의 발전도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촉진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풍력 발전은 이미 상당수의 지역에서 화석에너지 발전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 받고 있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도 급락하면서 그리드 패리티 달성지역이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도 배터리의 무게와 가격, 주행거리 등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다.

미래 기술로 여겨지던 그린기술이 실용화 문턱에 다가오면서 투자가 늘고 규모의 경제도 나타나는 등 그린산업의 자생력이 강화되고 있다. 영국과 독일 등 유럽국가에서는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하락하면서 지원을 축소하는 등 시장 기반 체제로의 전환이 검토되고 있다.

풍력 터빈과 태양전지에서는 중국이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로 범용화를 이끌면서 경쟁 기업들은 고효율의 차세대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기존 자동차 기업들에다 IT기업과 일반 제조기업까지 뛰어들면서 미래시장 선점을 놓고 다양한 업종의 기업들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기술이 상용화되고 자생력이 강화되면 그린산업이 IT와 함께 미래 산업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IT 기술과 융합해 스마트그리드와 가상 발전소 등과 같은 다양한 사업들이 그린산업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 각국들이 이러한 그린산업의 잠재력을 소홀히 할 수 없다. 특히 IT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빠르게 끌어올린 중국이 전기차와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어 미국 등 선진국들의 그린산업 강화가 더욱 자극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저탄소 경쟁은 이미 시작
저유가가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속도를 다소 늦출 수는 있겠지만 지구온난화 문제 심화와 G2의 저탄소 노력, 그린산업의 경쟁력 강화 등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가속화 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에너지기구는 2040년 세계 발전 능력에 재생에너지가 수력을 제외하고도 가장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석유 메이저인 엑손모빌조차 친환경 자동차(하이브리드, 전기차 등)의 신규 자동차 판매 비중이 2014년 3.3%에서 2040년에는 50% 정도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린산업이 정책적 지원 없이도 기존 산업에 대해 경쟁력을 확보하게 될수록 신기후체제의 추진 강도가 높아지는 등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 속도가 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원 수요가 변화되면서 이와 관련된 산업과 국가의 성장 궤도가 달라질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에너지 순수입 국가가 풍력이나 태양광 모듈, 자동차 배터리 등을 수출하면서 에너지 관련 순수출 국가로 부상할 수도 있다. 온실가스 배출규제나 에너지 효율 기준 등이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활용될 수 있고 그린산업을 선도하는 국가가 세계 경제를 주도할 수도 있다.

이런 이유로 저탄소 경제 시대를 주도하려는 노력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을 비롯해 유럽과 일본 등도 저탄소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OECD는 자금 보증을 통한 개도국 석탄발전소 건설 지원을 제한하기로 하면서 개도국의 저탄소화를 재촉하고 있다.

해외 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이다. 프랑스와 중국, 일본 등은 중동과 남미, 아시아 등을 대상으로 원자력 발전과 더불어 재생에너지 발전 사업 확대에 정상들까지 나서고 있다. 내부 전력 수요를 재생에너지로 충당시킬 계획을 세운 구글과 애플, 페이스북 등 글로벌 IT 기업들은 중국 등으로 대규모 태양광 발전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에너지 경쟁 심화에 대비해야
저유가의 강도에 따른 시간 차이는 있겠지만 저탄소 경제로의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그린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수록 저탄소 경제가 새로운 경제질서이자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세계 7대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에너지다소비 업종이 주요산업으로 포진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력과 수송의 저탄소화, 그린산업 경쟁력 강화, 기존 산업과의 융합 등에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탄소집약도(경제성장에 따른 탄소 배출량)가 낮아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못 미치고 있고 재생에너지 비중은 중국과 인도에도 뒤쳐지는 등 매우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신기후체제 출범으로 전지구적 환경정책 기조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그린산업이 자극을 받고 있다. 기술발전과 보급 확대가 탄력을 받으면서 재생에너지의 그리드패리티 시기와 전기차의 성능 향상이 당초 예상 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

에너지 효율화의 진전으로 에너지 수요까지 뚜렷하게 둔화되면서 에너지 공급 경쟁이 더욱 가열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그린산업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 심화에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시장의 성장 속도 보다 공급 확대가 빨라질 경우에는 단가 하락으로 수요가 자극을 받을 수는 있지만 공급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다.

태양광 산업의 경우 시장은 커지고 있지만 공급 능력이 빠르게 늘면서 수년째 공급과잉 국면이 이어지고 있다. 고효율 기술 개발에 노력하면서도 발전부터 소비까지의 토탈솔루션 사업 발굴과 개도국 신시장 개척, 개도국 지원사업 참여 등 다각적인 사업 역량 강화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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