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전환기 맞은 전기자동차
걸림돌 해소하고 친환경 앞세우며 ‘눈부신 성장’
[창간기획]전환기 맞은 전기자동차
걸림돌 해소하고 친환경 앞세우며 ‘눈부신 성장’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6.05.16 1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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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거리 불안감 불식… ‘주행거리 300km·3만불대 모델’ 기점

 
[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향후 5년 세계시장 연평균 30∼50% 성장 잠재력 ‘무궁무진’

 

지난해 전기자동차는 전년 대비 70% 늘어난 약 56만대가 판매돼 급성장했다. 지난해 전세계에서 출하된 전기자동차(하이브리드 제외)는 총 55만9399대로 집계됐다. 이는 2014년 출하된 전기자동차 수 32만5961대보다 23만3438대 증가한 수치다. 전기자동차 판매는 중국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중국 전기자동차 시장은 2014년 5만7840대에 비해 약 3.5배나 성장하면서 전세계 전기자동차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전기자동차는 가격과 실용성을 개선하고 친환경을 앞세우며 눈부신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변국영 기자>


 

 

지난 2010년 닛산 Leaf와 쉐보레 볼트의 출시로 21세기 전기차 시대가 열렸다. Leaf는 전지에 저장된 전기로만 가는 순수 전기차고 볼트는 전기 모터로 구동하지만 전지 외 내연기관이 결합돼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는 일종의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1회 충전 시 주행거리는 전지의 용량과 자동차 디자인에 따라 달라진다. 대부분의 초기 전기차 모델들은 150km를 넘지 못했다. 제한된 공간에 값비싼 전지를 집어넣어야 했기 때문이다. PHEV는 내연기관으로 전체 주행거리를 늘릴 수 있고 충전 인프라에 대한 제약이 순수 전기차와 비교해 적지만 친환경 측면에서는 뒤진다.

전기차의 가격대도 2∼3만 달러 대의 모델들이 많았지만 주행거리에 대한 불안감이나 전기차에 대한 낮은 인식 등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선택을 얻기가 쉽지 않았다.

2012년 럭셔리급의 테슬라 모델 S가 등장하면서 전기차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 최고의 성능과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갖고 싶은’ 자동차로 자리매김하면서 럭셔리급 시장에 안착했다.

테슬라 모델 S 이후 전기차 시장은 6만 달러 이상의 고급 자동차 군과 2∼3만 달러 대의 등급으로 나뉘어졌고 지난 수년 간 볼트, Model S, Leaf가 전기차 톱3 모델로 경쟁해왔다. 테슬라의 모델 S는 2015년 미국 럭셔리 자동차 시장에서 2만5000대를 넘게 팔리면서 2만2000대 수준에 그친 메르세데스 벤츠 S-Class를 제치고 수위에 올랐다. 고가 시장에서의 이례적 선전이다.

하지만 4만 달러 미만의 전기차 중 미국 시장 기준으로 연 1만 대 이상 판매된 모델은 Leaf와 볼트뿐이었다. 주류 시장에서 비슷한 가격 대의 내연기관 자동차를 소비하는 것이 전기차보다 훨씬 유리했다. 이제까지 동급 내연기관 대비 높은 가격, 짧은 주행 거리, 부족한 충전 인프라 등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선택하는 데 걸림돌이 많았다.

그럼에도 최근 2∼3년 전기차 시장의 성장은 눈부시다. 2013년 약 20만 대에 불과했던 전기차 시장이 2014년에는 53% 증가해 30만 대를 넘어섰고 2015년에는 전년 대비 100%를 넘는 60만 대 이상의 시장을 형성했다. 지난해 12만 대 수준을 밑돈 미국 시장은 신모델에 대한 구매 유예, 저유가 등이 겹치면서 성장이 주춤했다.

UBS 등 주요 전망 기관들은 향후 5년간 세계 전기차 시장이 연평균 성장률 30∼50%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전기차의 성장 잠재력이 높이 평가 받고 있다.

2015년 숨을 골랐던 미국의 전기차 시장도 올 들어 회복 조짐이다. Inside EVs의 자료에 따르면 1, 2월 각각 6291대, 7881대가 판매되면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 13% 증가했다. 2월까지의 누적 기준으로는 2014년보다도 11% 이상 증가한 양이다. 2월의 경우 모델 S의 호조와 SUV 모델인 모델 X가 순조로운 판매를 이어가는 테슬라가 25%의 점유율을 보인 가운데 포드와 GM이 근소한 차이로 2, 3위를 달렸다. 2016년형 GM 쉐보레 볼트의 약진과 전년 동기 대비 47% 성장한 포드 Fusion Energi가 돋보였다.

닛산, GM, 테슬라의 3파전 양상이 변할 조짐으로도 보인다. 전기차 시장을 열었던 닛산 Leaf의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처음으로 월 실적에서 톱3 자리를 포드에 내주었다. 연초라 향후 양상을 가늠하기 어렵겠지만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역동적인 경쟁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가 수익원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효율적인 전력망 운영 차원에서라도 전기차 충전에 따른 별도의 요금 및 관리 체계도 만들어져야 한다. 기술적으로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계절별, 시간대별, 완속 혹은 급속의 충전 방식, 혹은 전력생산 원가와 연동하는 형태 등 다양한 요금 체계를 설계할 수 있다. 심야 등 전력 수요가 적은 특정 시간대에 낮은 가격으로 충전할 수 있는 Off-peak 충전 요금제가 한 예라 할 수 있다.

국내도 전기차 충전에 대한 요금 체계의 기본적 형태는 이미 갖추고 있다. 미국의 경우 SDG&E, PEPCO, DTE Energy 등 주요 전력서비스 기업들이 수년 전부터 전기차 충전 관련 요금제를 제공하고 있다. 독일의 RWE, 도쿄전력 등은 자동차 및 설비 기업들과 협력해 충전 인프라 자체의 구축과 함께 시스템 관리 및 요금 체계 구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은 전기차 확산에 대비해 소비자들의 비용 절감을 지원함과 동시에 전력망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효과적인 요금 체계를 고민하고 있다.

전기차는 에너지를 소비만 하는 존재가 아니다. 전력산업에서는 ‘전기차 Integration’이 ‘분산형 신재생에너지 Integration’과 함께 지속적인 키워드로 강조되고 있다. 전기차에 저장된 전기는 전력망 자체의 안정성을 위해 활용할 수 있다. 전기차는 움직이는 분산형 전원이기 때문이다. 전력망에 이상이 생길 경우 비상전원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나아가 일정 지역의 수급이 불안정해질 경우 연결된 전기차로부터 전력 서비스 기업이 전력을 사서 공급할 수 있다. 소규모의 가상 피크발전소 개념이다. 다수의 전기차로부터 일시에 전력을 뽑아 전력망에 공급하는 것이다.

이미 전력저장장치(ESS)가 전력 공급원으로서 제도적으로 인정받기 시작했으며 단독으로 혹은 태양광이나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원과 결합해 전력망의 안정화에 활용하는 사례가 빠르게 늘고 있다. 전기차의 전지를 통해 쌀 때 전기를 저장했다가 비쌀 때 팔아 차익을 남길 수도 있다. 이미 지역에 따라서는 이웃간 전력 거래도 개방하고 있다. 제도나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전기차를 활용한 전력 수급의 양과 저변이 얼마만큼 확대되느냐가 관건이다. 전기차 대중화가 열리면서 충분히 가능한 사업 형태라 할 수 있다.

 


 


 

▲ 가격경쟁력은 있는가

대중화 가격대 진입 ‘초읽기’

GM·테슬라, 획기적 행보 가격경쟁 주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저변은 더욱 공고해지는 모습이다. 이러한 가운데 GM과 테슬라가 일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300km가 넘으면서도 가격은 3만 달러 대의 모델을 출시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전기차 시장에 있어 획기적인 사건으로 평가될 만하다.

GM은 지난 1월 초 CES에서 순수 전기차 볼트를 공개했다. 닛산 Leaf의 2배에 달하는 60kWh 용량의 전지를 장착하면서도 가격은 3만7500∼3만9000 달러 수준이다. 지역마다 다르겠지만 약 8000∼9000 달러의 보조금을 포함할 경우 3만 달러 미만에도 볼트를 구입할 수 있다. 볼트는 하반기부터 판매될 계획이다.

모델 S와 모델 X 등 럭셔리급을 내년 하반기부터 시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닛산 Leaf의 차세대 모델도 320km 이상 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주행거리가 300km가 되면서도 3만 달러 대의 모델은 전기차의 대중화에 있어 중요한 기점이 될 수 있다. 기존에 판매되는 신차의 가격은 평균 3만1000 달러이고 가장 많은 판매량을 보이는 차량의 가격대가 2만5000 달러 주변에서 형성되고 있다. 결국 전기차가 틈새시장에서 주류 시장으로 옮겨가기 위해서는 적어도 2만5000∼3만5000달러 대에서 기존 내연기관과 필적할 모델들이 나와야 한다. GM과 테슬라의 행보는 전체 자동차 시장에서 1% 미만을 차지하는 전기차가 주류 시장으로 가는 시발점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하듯 주요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모습이다. 연료전지차를 미래 궁극적인 자동차 유형으로 밀고 있는 토요타는 PHEV를 기존 전 차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동안 연료전지차에 집중하며 전기차에 대해서는 다소 소극적이었던 현대는 하이브리드에서 PHEV, 순수 전기차까지 3 종의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Ioniq’ 라인업을 발표했다. 이미 2000만원 대의 하이브리드는 지난 1월부터 국내 판매가 시작됐으며 전기차 모델도 곧 출시될 예정이다.

한편 디젤 게이트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 VW는 지난 2월 300km 이상 주행할 수 있는 차세대 e-Golf를 2018년에 출시할 계획이라 발표했다. VW은 새로운 플랫폼까지 적용해 2019년에는 중소형 모델이면서도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는 모델을 내보낼 계획이다. VW은 지난 CES에서 한 번 충전으로 600km를 달릴 수 있는 BUDD-e 모델을 공개한 바가 있다. VW은 2020년까지 20개 이상의 전기차 모델을 시중에 내놓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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