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손재영 /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원장
[인터뷰] 손재영 /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 원장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6.05.16 10: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가 핵비확산·핵안보, 원자력 선진국 디딤돌"
직원 개개인 전문성 확보 중요… 평화적 이용 관리 지속
핵안보 주도권 확대… INSA, 해외에서도 인정·역량 강화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지난 2차 세계대전 시기에 일본에 투하된 2발의 원자폭탄. 그리고 그에 따른 끔직한 결과. 이는 우리가 원자력에 갖고 있는 공포 중 최상위에 위치해 있을 것이다. 또한 이는 원자력이 반드시 평화적으로 이용돼야 함을 명확하게 보여주는 반면교사이기도 하다.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은 바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해 2006년 설립된 기관이다. 기관 명칭에서 볼 수 있듯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내부(안전, Safety) 관련 규제기관이라면, KINAC은 외부(통제, Control)와 밀접하게 연관된 규제기관이다.
손재영 원장은 창간 17주년을 맞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나라는 원자력 불모지에서 시작해 기술을 도입한지 반세기만에 원전을 수출하는 기술력을 확보했으며, 핵비확산 및 핵안보 분야에서도 그 영향력을 인정받고 있는 명실상부한 원자력 선진국"이라면서 "이같은 결과는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국민의 평화적 이용에 대한 굳건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고 말했다.
다음은 손재영 원장과의 일문일답 내용이다.

- 에너지업계에서도 한국원자력통제기술원(KINAC)이 어떠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인지 아직 잘 모르는 분들이 있는 게 사실이다. KINAC의 역할과 업무에 대해 소개해달라.

▲ KINAC은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국제규범 준수 업무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NSSC) 산하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원자력은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해 각종 생활에서 중요한 에너지로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 에너지가 비평화적 목적으로 사용되면 원자폭탄과 같은 대량 살상 무기로 활용될 수 있다. 때문에 국제규범으로 핵비확산조약(NPT)을 통해 원자력 이용국들에게 평화적 이용을 담보할만한 각종 의무사항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와 관계된 업무가 바로 KINAC이 수행하는 업무다.

세부적으로는 보고된 만큼의 핵물질이 잘 있는지 계량관리하는 안전조치(Safeguards), 원자력 시설에 대한 위협을 방지하거나 지연하는 물리적방호(Physical Protection), 그리고 원자력 관련 기술·장비 등이 국가 간 이전을 통해 비평화적 목적으로 전용되지 않도록 하는 수출입통제(Export Control) 등이 있다. 

 
- 최근 원자력발전소를 비롯한 원자력 시설 방호 강화가 중요한 이슈로 떠올랐다. 드론 등을 포함해 이에 대한 대응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 지난 3월 벨기에 브뤼셀 테러 사건의 원래 목표물이 원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원전에 대한 테러 우려가 더욱 증가하고 있다. 또한 드론의 상업화가 급속히 이루어짐에 따라 이를 악용하려는 시도도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응 또한 시급한 실정이다.

우리나라는 이와 같은 우려에 대해 이미 실질적인 대응 태세를 마련해두고 있다. 즉, 원자력시설 대상 위협 기준을 재설정, 원자력시설의 물리적방호 체계를 새로운 위협에도 대응할 수 있도록 했으며, 관련 법령인 방사능방재법 개정을 통해 원자력시설의 물리적방호 훈련을 의무화하는 등 비상대응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원자력시설의 물리적방호 강화 문제는 국가안보와 직결된 중요한 상황인 만큼 철저한 관리를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 제4대 KINAC 원장으로 부임하신지 10개월여가 흘렀다. 그동안 느끼신 점은 무엇인지.

▲ 공직생활 기간 동안 원자력안전국장,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 등을 역임하는 등 많은 부분을 원자력 규제 업무와 함께 해 왔다. 때문에 KINAC에 신임 원장으로 부임했지만 업무 파악에 시간이 걸리진 않았다. 부임하면서 직원들에게 '기관의 설립 취지에 걸맞은 전문성을 확보하자'는 점을 당부했다. KINAC은 국가의 핵비확산 및 핵안보 업무의 전문성을 증대하기 위해 설립된 기관인 만큼 무엇보다 개개인이 각자 맞은 업무에 걸맞은 역량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KINAC은 업무의 중요성에 비해 국민들께 잘 알려지지 않았다. 물론 규제가 주요 업무이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국민의 행복과 복지 증진을 위한 것임을 감안해 재임기간 동안 홍보에도 방점을 둘 예정이다. 

- 총 4차에 걸친 핵안보정상회의가 지난 4월 마무리됐다. 핵안보정상회의의 의미는.

▲ 주지하다시피 핵안보는 어느 한 국가만의 노력으로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각 나라마다 원자력의 기술수준과 처해있는 환경이 상이한 만큼 충분한 협의도 필수적이다. 핵안보 정상회의는 바로 이러한 협의 토대를 국제적으로 마련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 중에서도 전문인력 양성 및 역량 증진에 우선 순위를 둘 수 있다. 인력양성은 핵안보 강화를 위한 시급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30여 개국 이상에서 원자력시설 종사자 및 일반인의 핵안보 인식제고를 위한 교육훈련센터를 개소했다. 또한 13개국 이상에서 핵안보와 관련한 큰 우려 사항 중 하나인 고농축우라늄(HEU) 및 플루토늄(PU) 등 핵무기에 전용 핵물질도 제거했다.

우리나라와 관련해서는 국제사회에서 리더십을 확장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원전 사이버보안 규제지침 마련에도 적극 나서 새로운 핵안보 이슈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의 주도권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는 발판도 마련했다. 또한 핵안보라는 중요한 국제정치적 이슈 또한 주도할만한 역량이 있음을 입증했다고 본다.

이제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국제 체제를 선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 협의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그동안 구축된 우리나라의 역량을 회의 종료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국제원자력기구(IAEA) 핵안보컨퍼런스의 경우 핵안보정상회의를 이어갈 중요한 국제회의로 손꼽히는데, 마침 우리나라가 2016년도 의장국을 맡게 됐다. 지위에 걸맞는 능동적인 활동을 통해 핵안보 주도권을 확대해나가야 한다고 여겨진다. 한편으로는 달라진 국제위상 만큼 우리나라 전문가들의 해외 적극 진출을 통해 우리나라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사이버보안도 핵안보·핵비확산 관련 중요한 사안 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이에 대한 KINAC의 역할은.

▲ KINAC은 NSSC로부터 사이버보안 관련 업무를 위탁받아 이미 지난해 4월부터 본격적인 발전소 현장 사이버규제 업무를 시작했다. 구체적으로 사이버보안 규정의 심사 및 발전소 현장을 대상으로 한 정기·수시검사 등을 수행중이다. 특히 현장 점검에 경우 서류심사 뿐만 아니라 서류에 기재된 내용이 맞는지 직접 시설과 내용을 확인하는 등 꼼꼼한 확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이를 통해 효과적인 사이버보안 규제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현재 우리나라는 원전 제어시스템을 외부 인터넷과 물리적으로 완전히 분리하는 등 사이버보안에 만전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더해 단계별로 보다 철저한 사이버보안을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상급기관인 NSSC와 적극 협의중이다.

-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INSA)가 설립된지 2년이 넘었다. INSA의 역할과 향후 계획은 무엇인지.

▲ 2014년 문을 연 INSA는 국제 핵비확산 및 핵안보 인력양성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핵비확산 및 핵안보는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의 노력이 필요하며, 관련 전문가 양성도 그 분야 중 하나다. 또한 전문가는 물건을 생산하는 것처럼 어느 순간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특히 원자력 개도국의 경우 이론적 부분을 넘어 경험적 측면의 경우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를 위한 것이 바로 핵비확산·핵안보 관련 우리나라의 경험과 기술을 효과적으로 전수할 수 있는 교육기관인 INSA다.

물론 다른 나라에서도 INSA와 같은 교육기관을 운영하고 있지만 INSA는 다른 나라의 기관들과 차별화 되는 점이 있다. 바로 교육과 실습이 동시에 가능하다는 점이다. INSA의 경우 외부에 대규모로 발전소의 물리적방호 시설을 재현한 시험 시설을 운영중에 있다. 이를 통해 원자력 개도국의 교육생들은 발전소 현장과 동일한 생생한 실습을 할 수 있다. 강의실에서 배운 사항을 바로 시험 시설에서 확인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INSA는 이미 해외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이제 남은 점은 보다 우수한 교육 프로그램 구축과 교수 자원 확보를 통해 질적 역량을 더욱 강화해 나가는 것이며, 이를 바탕으로 국제 핵비확산 및 핵안보 인력 양성의 요람으로서의 기능을 다 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 나갈 방침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명칭 : (주)에너지데일리
  • (우)07220 서울 영등포구 당산로38길 13-7 주영빌딩 302호
  • 대표전화 : 02-2068-4573
  • 팩스 : 02-2068-4577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병훈
  • 제호 : 에너지데일리
  • 신문등록번호 : 서울 다 06719
  • 등록일 : 1999-07-29
  • 인터넷등록번호 : 서울 아 01975
  • 등록일 : 2012-02-16
  • 발행일 : 1999-09-20
  • 발행인 : 양미애
  • 편집인 : 조남준
  • 에너지데일리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에너지데일리.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energydaily.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