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신중해야 한다
[사설]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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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6.08.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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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를 둘러싼 논란이 뜨겁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전력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기요금에 대한 국민적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치권이 나섰다. 불합리한 누진제 때문에 국민들이 삼복더위에 전기요금으로 인한 고통까지 떠안고 있으니 누진제를 당장에 개편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치권의 얘기가 틀린 것만은 아니다. 누진제를 도입할 당시 에어컨 보급이 지금처럼 많지 않았으니 달라진 현실을 반영할 필요도 있다. 또한 싼 전기를 쓰고 있는 산업용과 상업용에는 적용하지 않은 누진제를 주택용에만 하고 있으니 이 점도 개선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택용 누진제 개편은 신중해야 한다. 누진제를 처음 도입할 때도 이같은 불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다 예상했던 일이다. 전기를 많이 쓰면 요금이 부담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누진제를 도입한 것이다.

우리의 현실을 냉정하게 생각해 보자. 국제에너지기구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GDP는 31위이지만 1인당 전기소비는 13위로 매우 높다. 경제수준 대비 전기소비는 최고인 셈이다. 이웃 일본과 비교해서도 전기소비 증가율이 높다.

에너지절약 인식은 어떤가. 대부분의 사람들이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는 공감하고 있겠지만 과연 현실은 어떤가. 여름철에 문열고 냉방영업을 하는 가게들이 한 둘이 아니고 개선도 되지 않는다. 왜 그럴까. 전기요금이 싸기 때문이다. 전기요금이 정말로 부담이 된다면 있을 수 없는 모습이다. 결국 에너지절약도 에너지가격에 달려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에너지절약과 관련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다”고 말한다. 계도나 홍보로는 더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없다는 것이다. 가격에 의해 소비가 통제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상황이 이런데 무작정 누진제를 개편하자는 것은 사려 깊은 생각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누진제가 아니라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해 이제부터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올리고 국민들에게도 전기요금 현실화의 불가피성을 솔직하게 설명해야 한다.

당정은 이번에 한시적으로 누진제를 완화키로 했다. 하지만 국가 정책이 그 때 그 때 상황에 따라 흔들리는 것은 옳지 않다. 주택용 전기소비는 누진제로 인해 소비가 둔화되고 있다. 누진제를 도입한 취지를 곰곰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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