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KEPIC의 미래를 논한다
[기획] KEPIC의 미래를 논한다
  • 송병훈 기자
  • hornet@energydaily.co.kr
  • 승인 2017.08.25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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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PIC, 2020년(7단계)까지 90종 추가 개발된다
'Advanced Standards & Global Partner'… 국제표준화 도모
국내·외 전력산업 최적 표준… 경제적 효과 창출도 극대화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대한전기협회(회장 조환익)가 주관하는 ‘2017 KEPIC-Week’가 내달 4일부터 7일까지 제주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개최된다.
전력산업기술기준(KEPIC, Korea Electric Power Industry Code)이란 원자력·화력발전소, 송배전설비 등 전력산업 설비와 기기의 안전성·신뢰성 및 품질 확보를 위해 설계·제조·시공·운전·시험·검사 등에 대한 방법과 절차를 규정한 전력산업계 민간단체표준이다.
전기협회는 전력산업 기술력 향상 도모를 목적으로 지난 2003년 1회 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KEPIC-Week를 개최해오고 있으며, 이번 행사는 KEPIC 2020 비전인 ‘Advanced Standards & Global Partner’라는 주제로 정부, 산업계, 학계 등 관계자 약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술분야별 논문발표·특별세션·위원회(세미나)를 비롯해 워크숍, 합동강연, 기념식 행사 및 유공자 포상 등이 일정별로 진행될 예정이다.
따라서 KEPIC의 적용확대 및 국제화를 위한 발전방안 등과 관련한 다양하고 실질적인 정보교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본지는 이번 행사를 앞두고 KEPIC의 현황과 효과, 비전 등을 알아보았다.

▲ 지난해 8월30일부터 9월2일까지 제주 라마다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2016 KEPIC-Week’ 개막식
강화되고 있는 KEPIC 위상

우리나라에서 KEPIC이 최초 발행된 것은 1995년이지만 실질적으로 추진된 것은 원전 건설이 한창 진행되던 198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우리나라의 경우 미국, 프랑스,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에서 설비들이 들어와 건설되고 있었다. 각 원전마다 서로 다른 국가의 기준이 적용되다 보니 기술자립과 국제경쟁력 확보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에 우리나라에서도 우리만의 기준을 가질 필요성이 대두됐고, KEPIC은 이러한 필요성에 의해 개발이 시작됐다.

초기 KEPIC의 개발은 정부의 권고에 따라 한국전력(전력산업구조개편 이전)에서 주관했다. 하지만 1995년 KEPIC의 최초 발행을 앞두고 KEPIC을 적용하는 주체인 발전사업자, 즉 한전이 KEPIC을 개발하고 관리하는 것이 타당한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게 됐고, 여러 방법을 모색한 결과 전력산업 전반에 밀접하고 업무 공백이 가장 적다고 판단된 대한전기협회가 가장 적합하다고 산업계의 의견이 모아져, 1995년 6월에 정부가 전기협회를 KEPIC 전담기구로 인정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원전 기술의 자립정책으로 시작한 KEPIC은 화력발전소까지 적용 가능한 전력산업기술기준 개발로 확대된다.

KEPIC 개발 및 제·개정을 위한 기술위원회는 KEPIC 정책위원회가 상위기구이며 기술품질, 원자력 등 8개 기술분야별 전문위원회와 품질보증, 원전설계 등 36개 분과위원회 및 기기 검증기술 특별위원회 1개로 구성돼 있다. 현재 약 400여명의 전문가들이 위원회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발행 절차를 보면 우선 실무연구팀 또는 간사가 초안을 개발하게 되면, 산·학·연 전문가들로 구성된 분과위원회와 산업계의 검토를 거쳐, 전문위원회의 심의 및 승인을 거치게 된다. 이후 정책위원회에 발행 보고를 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KEPIC은 개발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기술동향과 산업현장의 여건에 맞춰 지속적으로 유지 및 보완해 나가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이에 따라 전기협회에서는 매년 KEPIC을 개정해 추록(Addenda)을 발행하고 있으며, 5년마다 새로운 판(Edition)을 발행하고 있다.

KEPIC 개발 초기, 적용표준 1418종 중에서 중요도 및 활용도에 따라 487종의 표준을 개발대상으로 선정했으며, 6단계까지 480종의 표준을 개발했다. 현재 7단계(2016∼2020년)까지 90종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그동안 KEPIC은 전력설비 국산화, 설비 신뢰성 향상 등 국내 전력기술 선진화 기반을 구축하는데 기여하면서 원전 건설·운영을 비롯한 전력설비 표준으로 뿌리를 내리고 있다. 특히 지난 2010년 영월천연가스화력 발전소에 KEPIC이 전면 적용돼 준공됐으며, 같은 해 UAE 원전 적용이 확정되는 등 해를 거듭함에 따라 KEPIC의 위상은 강화되고 있다.

▲ ‘2016 KEPIC-Week’ 세션 주제발표 모습
KEPIC의 적용 범위

◎ 원전 건설 및 운영 분야 = 안전성 비중이 클수록 KEPIC의 적용률도 높은 편이다. 특히 원전의 경우에는 한울 5·6호기 건설시 시범 적용을 시작으로, 신고리 1·2호기 이후 신규 건설되는 모든 원전에 전면 적용되고 있다. 2009년 수주한 국내 최초의 수출 원전인 UAE BARAKAH 원전에도 KEPIC이 전면 적용됨으로써 국제화의 초석을 마련한 바 있다.
반면 기존 운영 중인 원전은 좀 다르다. 해외 기술표준을 적용해 건설된 기존 원전들은 기자재 보수교체, 장기가동중검사 등에 점진적으로 KEPIC의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신고리 1호기 이후 국내 건설원전(10기) 전면적용 및 해외표준을 적용한 운영원전(PWR 16기) 전면 대체 적용 등 2020년 이전까지 국내 운영 중인 원전 전체에 KEPIC이 적용될 예정이다.

◎ 화력발전 분야 = 화력발전소의 건설 및 운영과 관련한 적용표준의 결정은 사업자 선택 사항이다. 2010년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 남부발전의 영월천연가스발전소가 최초로 KEPIC을 전면 적용한 사례이고, 최근 건설 중인 중부발전의 신보령화력 1·2호기는 최신형 1000MWe급 초초임계압 발전소로서는 처음으로 KEPIC을 전면 적용한 사례다. 그 밖에도 영흥 3·4호기, 하동 7·8호기, 서울복합 1·2호기 등의 건설에도 KEPIC이 적용됐다.
민간화력발전사인 강릉에코파워와 고성그린파워는 2014년 1000MWe급 화력발전소 건설에 KEPIC을 전면 적용했다. 또한 성능시험표준 및 유지정비표준 등이 2010년판으로 개발됨으로써 발전회사는 물론 유지정비 회사와 대형 건설사들도 KEPIC 적용기반 확산에 대한 관심도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 송·변·배전 분야 = 송·변·배전 분야의 경우에는 IEC 국제표준을 많이 채택하고 있다. KEPIC은 ASME, IEEE 등과 같이 민간표준이기에 현재로서는 일부에서만 적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전기협회는 송·변·배전 분야 국가표준개발협력기관(COSD) 업무 수임을 통해 관련 표준의 영역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 원전해체 분야 = 원자력안전법, 원전해체계획서 등에 절차 및 지침을 확인해 표준화 방안을 먼저 모색한 후 전문가를 적극 활용해 국내외 원전 해체 참조문서에 대해 상세 검토를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이어 우리나라의 해체 산업에 적용 가능한 참조문서를 도출하고 개발 표준을 확인한 후 산업계에 필요한 해체 표준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먼저 기 확보된 R&D 37개 기술 및 미확보 기술에 대한 표준화를 연계해 시행키로 했다.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R&D 기술을 상세 검토해 표준으로 개발 가능한 분야의 KEPIC을 개발할 계획이다.
원전해체 시 발생될 사용후핵연료 분야에 대한 표준화도 추진키로 했다. 이와 관련해 현재 부지 설정 등의 어려움이 있으므로 중간 저장시설 등에 관한 표준 개발을 목표로 삼았다.
장기적으로는 세계 원전해체시장 진출을 도모한다. 현재 원전해체 경험 국가는 안전규제기준, 지침서 및 절차서에 따라 원전해체를 수행하고 있지만 관련 표준은 없는 상황이다. 이에 국내외 규제기준에 부합하는 원전해체 표준을 개발해 고리 1호기 적용을 통해 기술력을 축적하고 해체표준화를 기반으로 세계시장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 KEPIC 정책위원회
세계 속의 표준으로 성장

KEPIC은 성능이나 효율성보다 안전성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기준이지만 다양한 부가가치도 창출하고 있는 기준이다. 그 이유는 바로 KEPIC이 하나의 프로젝트 수행에 필요한 수많은 표준들을 집대성해서 이를 단일 패키지화한 전력산업계의 ‘전용표준’이기 때문이다.

KEPIC을 바탕으로 전력설비 건설·운영 관련 경험과 기술을 집약하고 국내 신기술을 표준화함으로써 새로운 기술의 사장을 방지하고 있다. 또한 시공자, 제작자, 검사자, 등록기술자 및 공인검사원 등에 대한 자격제도 운영과 함께 국내 연구개발품의 실용화 지원 및 KS 재료 활용근거 확보 등 국내 제도, 기술 및 재료의 활용을 통한 국산화 제고에도 기여하고 있다.

특히 원자력발전소의 경우 ASME(미국기계학회)를 적용해 기자재를 구입했을 때와 KEPIC을 적용했을 경우 적게는 24%에서 많게는 53%까지 구매비용을 절감한 사례가 있다. 절감사유는 국내 인증제도의 적용과 국내 제작 부품과 소재의 사용, 그리고 기자재 공급자의 다양화에 따른 가격 인하요인 발생 등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이와 함께 우리나라의 다양한 국제화 활동은 향후 원전 플랜트 및 기자재 수출 시 국내업체 경쟁력 제고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EPIC은 해외표준기관과의 협조체제를 강화하고 KEPIC의 국제화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매년 회의에 참석, 민간단체표준의 공동개발 및 협력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전기협회는 KEPIC의 미래 비전과 관련, 2020년도 비전을 ‘Advanced Standard & Global Partner’로 설정하고 있다. 즉, KEPIC의 표준화 기술 선진화로 KEPIC을 국제적인 표준과 대등한 수준으로 도약시키고, 이를 바탕으로 국제표준화를 도모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또한 국제표준과 부합화해 국제적 활용 기반을 확대하고, 국내·외 전력산업 여건에 부합하는 최적의 표준을 통해 경제적 효과 창출도 극대화 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전기협회는 ‘KEPIC by kepic’이라는 추진전략을 통해 세부 목표를 설정, 추진해 나가고 있다.

전기협회 관계자는 "KEPIC은 단순한 산업표준을 넘어 우리나라 전력산업의 중심이자 세계 속의 표준으로 성장하고 있다"면서 "안전성, 전문성, 신뢰성을 바탕으로 KEPIC을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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