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세상에 완벽한 에너지는 없다”
[데스크칼럼] “세상에 완벽한 에너지는 없다”
  •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 승인 2017.09.22 0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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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국영 에너지국장]

에너지전환을 둘러싼 논쟁이 한창 벌어지고 있는 요즘. 에너지를 좀 안다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고민이 깊다. 단순히 석탄과 원전을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늘리면 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고민의 출발점은 이렇다. 우리가 당면하고 있는 에너지 현실을 보자. 좋게 얘기해서 우리는 저렴하고 안정적인 에너지 인프라를 가장 짧은 기간에 구축한 나라다. 석탄과 원전의 공헌이다. 이 부분을 무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전기에너지화와 원자력 밀도 면에서 세계 최고인 나라가 됐다. 1차 에너지가 2차 에너지보다 비싼 나라이고,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전기에너지화가 지속되는 국가라는 이름표도 달았다. 전체적으로는 에너지산업 구조개편 정책이 표류하고 있고 정책의 거버넌스도 없는 상황이 돼 버렸다.

이런 문제를 안은 우리로서는 어찌됐든 에너지전환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그런데 이 문제도 만만치 않다.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이 그렇다. 에너지전환에 있어 가장 핵심은 ‘에너지믹스’일 것이다. 그런데 에너지믹스를 짤 때 생각해야 할 점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래도 핵심적인 것을 꼽으라면 ▲에너지안보 ▲경제성 ▲환경성 ▲안전성 ▲수용성이라는데 전문가들의 의견이 대체적으로 일치하는 것 같다.

에너지안보는 우리 에너지정책의 핵심이었고 에너지전환이 이뤄지더라도 반드시 챙겨야 할 일순위 요소다. 자원빈국인 우리 입장에서는 운명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에너지안보 때문에 석탄과 원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던 측면도 있다. 그런데 석탄과 원전을 줄이면서 에너지안보를 챙겨야 할 묘수를 찾아야 한다. 쉽지 않은 문제다.

경제성과 환경성은 에너지전환의 가장 논쟁적인 부분이다. 신재생에너지 확대 이유가 에너지정책에 있어 환경성을 강화하자는 것이라면 이 반대 부분에는 경제성이 자리잡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의 환경성은 인정하다더라도 과연 신재생에너지가 얼마나 경제적이냐는 문제에 있어서는 입장을 달리하는 진영의 시각차가 너무 크다.

기후변화 대응 역시 큰 그림에서 보면 이 두 가지 개념을 어떻게 적절하게 에너지정책에 반영할 수 있는 지가 관건이다. 그래서 우리만의 고민이 아니라 전세계적인 화두가 되고 있다. 경제성과 환경성은 기본적으로는 대립되는 개념이지만 미래 에너지정책은 이 두 가지의 조화에 성패가 달려 있다. 두 가지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다면 정말 좋겠지만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수용성은 전에는 에너지정책에 있어 그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을지는 몰라도 앞으로는 수용성이 전제되지 않는 에너지정책은 존재할 수 없는 세상이 됐다. 원전 역시 항상 수용성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끊임없이 수용성에 대해 의심받고 공격 당했다. 그리고 수용성이 확보되지 않았을 때 그 것은 커다란 사회적 갈등으로 표출됐고 우리는 그 것에 대해 적지않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신재생에너지도 마찬가지다. 과연 수용성을 확보하고 있느냐에 대해 줄기차게 질문을 받고 있다. 국민들의 선택에 달려있고 지금 선택의 과정이 진행 중이다.

앞서 언급한 요소들을 모두 반영해 에너지믹스를 만들어야 하는 숙제가 우리 앞에 놓여 있다. 과연 잘 할 수 있을까. 박주헌 에너지경제연구원장은 지난 11일 연구원 창립 세미나에서 이런 말을 했다. “저탄소 에너지는 공짜가 아니다. 환경을 생각하자면 비용이 높아 질 수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 그런데 우리는 지금 이를 모두 만족시켜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세상에 완벽한 에너지는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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