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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분석
[분석]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 과제
“말 만 있고 실질적 제도 개선은 없었다”
집단에너지 붕괴 위기 직면… 재생에너지 확산,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해
‘핵심기술 투자·분산형 전원 확충·재생에너지 보급’ 더 이상 늦춰선 안돼
변국영 기자  |  bgy68@energ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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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2  11: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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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데일리 변국영 기자]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에너지 전환 및 전력망의 스마트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에너지 신산업’이 부상하고 있다. 그런데 에너지 신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기업들이 국내 에너지산업 구조가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에너지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는 에너지 공급과 수요 측면에서 새로운 사업 모델이 창출되고 지속될 수 있는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현대경제연구원이 최근 ‘국내외 에너지 신산업 트렌드 및 활성화 과제’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놨다. 보고서에서는 국내외 에너지 신산업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에너지 신산업 활성화를 위한 시사점을 제시하고 있다. 보고서 내용을 정리해본다. <변국영 기자>

 


▲무궁무진한 에너지 신산업

에너지 신산업의 특징 중 하나는 ICT 융합이 가속화 된다는 점이다. 미국, EU 등 주요 선진국은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지능형 전력망인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위해 투자를 확대해왔다.

미국은 노후화된 전력 생산과 송배전 시스템을 개선하고 전력망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2000년대 초반부터 가장 먼저 추진했다. EU는 국가 간 전력거래 활성화 및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역내 전력망 통합을 목표로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도 지난 2010년 스마트그리드 국가로드맵 확정 이후 2030년까지 세계 최초로 국가 단위의 스마트그리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세계 스마트그리드 투자 규모는 2010년 106억 달러에서 2015년 194억 달러로 연평균 12.8% 증가했다. 전기 공급자와 소비자 간 실시간 정보교환이 가능한 지능형 전력망이 구축됨에 따라 에너지 이용의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력망 모니터링 및 관리의 자동화, 스마트미터를 통한 원격 검침, 분산형 발전 시스템의 포괄 등이 가능해진다. 전기기기와 전기자동차, 태양광 발전기, 에너지저장장치 등을 연계·제어함으로써 에너지를 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하는 효과도 당연히 기대할 수 있다.

에너지 신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분산형 전원의 확대다. 에너지 공급 방식이 대규모 설비를 활용한 중앙집중 공급 방식에서 소규모 분산형 전원에 의한 공급 방식으로 변화하고 있다.

미국은 분산형 전원 활성화와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열병합발전을 RPS 및 APS(대체에너지 공급 인증제도) 자원으로 인증하고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의 400MW급 열병합발전소는 주거지 내에 위치해 깨끗하고 안전한 방식으로 전력과 난방을 동시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13년 ‘2차 국가에너지기본계획’에서 분산형 전원의 발전량 목표 비중을 2035년 15%로 설정한데 이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분산형 전원의 발전량 목표비중을 2030년 18.4%로 상향 조정함으로써 분산형 전원 확대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재확인했다.

분산형 전원이 확산됨에 따라 소비자도 전력을 생산·저장·판매할 수 있는 프로슈머로서의 역할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주택용, 일반용, 산업용 소비자 모두 소규모 분산형 전원을 활용해 시간대별 전력량 및 요금에 따라 자가소비, 저장 또는 잉여전력 판매를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에너지관리시스템을 바탕으로 다양한 비즈니스 서비스를 제공하는 에너지 신산업이 확산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재생에너지의 안정화라는 측면에서 에너지 신산업이 창출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는 기존의 전통 에너지원에 비해 생산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었으나 지속적인 기술발전 결과 최근 그리드패리티에 근접하고 있다. 일본, 독일, 호주는 지난 2015년에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한 것으로 평가되며 미국, 중국, 영국, 인도 등은 2020년에 그리드패리티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으로 여겨졌던 ‘간헐성’ 역시 에너지저장장치(ESS) 및 스마트그리드 구축으로 해법을 도출하고 있다. 과거에는 막대한 비용 문제로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것으로 인식돼 왔으며 이로 인해 실시간 전력수요에 대응해야 하는 제약으로 충분한 공급설비 예비력 유지가 필요했다.

그러나 최근 ESS의 발전으로 전력의 저장이 일반화됨에 따라 전력 생산 및 공급 방식이 획기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ESS의 가격 하락 및 보급 확산에 따라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가 극복되고 공급의 안정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우리는 무엇이 문제인가

한국은 스마트그리드와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 신산업 관련 기술수준이 미국, 일본, EU 등 선진국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에너지 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액 역시 선진국 대비 부족한 수준으로 핵심기술 확보에 걸림돌로 작용할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은 에너지 효율성, 화석연료, 신재생에너지 등에서 최대 R&D 투자국이다. 일본은 원자력발전 분야의 R&D 투자액이 최고 수준이다. 최대 투자국 대비 한국의 상대적인 투자액 비율은 화석연료가 32.2%로 가장 높고 신재생에너지 19.8%, 에너지효율성 11.4%, 원자력발전 10.1% 순이다.

원거리 중심의 대규모 에너지 설비 공급 확충에만 집중함에 따라 지역별 전력자급률이 낮고 송전선로 건설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전력시스템은 지방의 대용량 발전소에서 전력을 대량 생산해 원거리 소비지역으로 송전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효율성을 추구해왔다. 이에 따라 전력 생산시설은 남부지방에, 소비는 수도권 지역에 편중돼 있어 지역별 전력 자급률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과거에는 지역별 전력자급률 격차가 큰 문제가 되지 않았으나 최근에는 고압 송전설비 확충이 쉽지 않아 전력수급의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과 달리 한국은 분산형 전원 확대 정책의 실효성이 낮아 집단에너지 산업 자체가 붕괴 위기에 직면해 있다. 2016년 기준 35개 집단에너지 사업자 중 24개사가 당기손실 기록했으며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누적 손실액은 8546억원에 달한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 정책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지 못해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OECD 최하위 수준이다. 2015년 기준 한국의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9%로 독일(29.2), 영국(24.8%), 일본(16.0%), 프랑스(15.9%), 미국(13.2%) 등 주요국에 비해 매우 낮다.

지난 정부는 제2차 에너지기본계획과 제4차 신재생에너지 기본계획 등을 통해 신재생에너지를 적극 보급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으나 관련 예산은 2012년 9713억원에서 2016년 7208억원으로 오히려 감소하는 등 정책 추진에 있어 실질적 동력 확보가 부족했다.

현행 경제급전 중심의 전력거래 시스템에서는 발전비용이 상대적으로 높은 친환경 발전원의 비중 확대가 실질적으로 어렵다. 친환경 발전설비를 많이 건설하더라도 경제급전 원칙이 지속되는 한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친환경 발전설비의 가동률이 낮아지고 결과적으로 친환경 발전량은 확대되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 석탄화력발전 비중은 36.1%로 당초 예상보다 매우 높게 결정됐다. 이는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석탄화력발전소의 가동률을 높게 추산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에너지 전환 선언 이후 천연가스 발전량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로 친환경 전력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기존의 경제급전 원칙에 환경급전 개념을 추가해 개정된 전기사업법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후속조치 마련이 필요하다.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핵심기술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확대하고 정부 차원에서 서비스산업을 육성하는 등 지속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 스마트그리드, 에너지관리시스템 등 에너지 신산업 분야에 대한 R&D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스마트시티를 통한 에너지 신산업 실증단지를 추진하고 비즈니스 모델 개발을 통해 정부의 지원 없이도 자생 가능한 선순환구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소규모 분산형 전원이 자생력을 확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집단에너지 등 분산형 전원의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목표와 실행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다. 민간과 공공의 적절한 역할 분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연료비 원가보상 현실화 등을 통해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기반을 마련해 줘야 한다.

재생에너지 보급 확산을 위해서는 제도 정비와 투자 확대를 통해 지속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RPS에 따른 의무 공급량 비율의 상향 조정과 함께 RPS 의무사업자를 현재의 대규모 발전사업자에서 전력판매사업자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주택 및 건물 지붕형 태양광 발전설비의 보급 촉진을 위해서 소규모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발전차액지원제도(FIT) 시행을 적극 고려해야 하고 비용효과적인 재생에너지 보급을 위해서는 경매 제도를 도입하고 확대하는 방안도 생각할 수 있다.

현행 경제급전 중심의 전력거래 시스템을 개선해 환경과 국민안전이라는 가치가 제도적으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급전순위 결정시 환경비용을 반영해 석탄과 LNG 발전단가의 격차를 줄이고 발전연료의 세제 조정이 추가적으로 이뤄질 경우 경제급전 원칙의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고서도 친환경 전력정책 이행이 가능하다.

에너지 전환이 ‘선언’에 그치지 않고 실제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계절별 석탄발전 제약, 석탄발전 상한제 등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마련하고 전력거래제도 개선 등을 통해 근본적인 실행력을 확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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